중국공산당 100주년, 국제사회에서 책임 다하길

입력
2021.07.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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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이 1일 창당 100주년을 맞았다. 국공합작과 대장정, 국공 내전을 거쳐 1949년 신중국 성립을 선포한 중국공산당이 문화대혁명의 광기를 극복하고 개혁·개방으로 경제성장에 매진, 중국을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려놓은 건 눈부신 성과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신중국도 없었다’는 건 과장이 아니다. 아편전쟁 이후 반식민지로 전락하며 치욕을 당한 중국인이 자긍심을 회복하는 데에 당이 중심이 된 건 부인할 수 없다. 이웃 나라 입장에서도 중국의 안정은 반길 일이다.

그러나 이날 인민복을 입고 톈안먼 망루에 오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엔 국제적 우려가 적잖다. 그는 "중국 인민은 다른 나라를 괴롭히거나 압박하며 노예화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상 한반도를 침략한 한, 수, 당, 원, 청은 중국이 아니라는 말인 셈이다. 동북공정보다 더한 역사 왜곡이 아닐 수 없다. 71년 전 수십만 명의 ‘항미원조’ 지원군을 보낸 것도 다름 아닌 중국공산당이다. 무고한 희생과 잘못된 개입에 대한 반성과 사과도 모자랄 판에 한국전쟁 참전 군인 3명에겐 당 최고의 영예인 '7·1 훈장'까지 수여했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으로 인류 문명 발전에 불멸의 공헌을 했다"고도 강변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 중심적 사고는 위험하다. 사실 지금 중국은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민폐국이다. “우릴 괴롭히면 14억 중국 인민의 피와 살로 만든 강철 만리장성 앞에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란 자극적 선동도 평화 메시지와는 거리가 멀다. 홍콩 언론 탄압 지적에 “중앙정부의 통치권을 이행하겠다”고 한 점도 동의하기 어렵다.

큰 성취를 이룬 중국공산당은 이제 국제사회에서 반중국 정서가 커지는 이유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자유, 환경에 대한 존중 없이 진정한 대국으로 인정받을 순 없다. 국제사회에서 책임을 다하는 나라와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