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과 슈퍼마켓, TV홈쇼핑과 모바일 커머스를 결합한 통합 GS리테일이 출범한다.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덩치를 키우고 물류 시너지를 끌어내 종합 유통사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선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매각 등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이 격변 중이고 '유통공룡'들의 온·오프라인 융합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 차별화 요소 없이는 합병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GS리테일은 1만5,000여 오프라인 소매점과 거래액 1위의 TV홈쇼핑, 전국 60여 물류망을 보유한 통합 GS리테일이 7월 1일 출범한다고 30일 밝혔다.
통합 GS리테일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약 10조 원, 영업이익은 약 4,000억 원이다. 연간 거래액은 15조5,000억 원 규모인데, 이를 2025년까지 25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통합 GS리테일의 목표다.
e커머스 시장에서 GS리테일이 차별화 역량으로 내세운 건 '신선식품 빠른배송'이다. 소매점 인프라와 수십 년간 쌓아온 신선식품 관리 경험을 활용해 전국에서 2시간 내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배달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물류기업 메쉬코리아의 지분 19.53%를 인수하고, 전국에 6개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편의점과 홈쇼핑 각각의 고객을 아우르면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10~30대, 홈쇼핑은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주 고객인데, 통합만 잘 이뤄지면 전 연령층이 이용하는 대형 플랫폼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플랫폼을 통합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월 온·오프라인 통합을 목표로 통합 플랫폼 롯데온을 출시했으나 서비스 차별화에 난항을 겪으며 지난해 거래액이 전년 대비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18년 CJ오쇼핑, CJ E&M과 합병해 출범한 CJ ENM도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GS리테일의 전략 역시 기존 유통공룡들의 사업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심야시간 배송 허용이 논의되고 있고, 다른 업체들도 빠른 배송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2시간 배송'을 강점으로 세우기엔 좀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종 산업인 홈쇼핑과 편의점을 어떻게 융합할 것인지도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융합은 관계사들의 이종산업을 부작용 없이 잘 결합시키는 게 관건인데, 그동안 사례를 보면 합병 후 기업의 덩치가 커지면서 주요 이슈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설계가 탄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