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선 출정식을 가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할 때마다 빼놓을 수 없는 정치인이 추미애 전 법무장관이다. 윤 전 총장을 겨냥해 “꿩 잡는 매”라며 저격수를 자처하고 있으나, 윤 전 총장 지지층에선 “윤석열을 띄우는 도우미”라는 냉소도 나온다. 추 전 장관이 대선 레이스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추 전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대권 꿈을 가져서는 안될 부적격한 분”이라며 “포장지를 벗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 23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윤 전 총장을 향해 "대통령 되면 박근혜보다 위험하다"는 등 연일 계속된 견제구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해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은 당사자로서 여권 내 반(反) 윤석열 정서를 대변하는 셈이다.
□ 추 전 장관은 27일 유튜브 채널에선 “페미니즘에 반대한다”는 발언으로 페미니스트들과도 충돌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의 비판이 잇따르자 그는 이날 “제가 문제 삼는 것은 남성 배제적 페미의 극단화”라며 “원래의 페미니즘은 이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포용적이었던 페미니즘이 독선적이고 배타적으로 변해 반대한다는 취지다. 최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거세게 이는 ‘안티 페미니즘’ 흐름에 발을 맞추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 추 전 장관의 언행이 특정 집단이나 지지층에는 ‘사이다’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이 때문인지 추 전 장관의 지지율이 5% 이상으로 상승해 여권 대선 주자 중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3위권에 올랐다. 민주당 대선 경선의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유념할 것은 당 지지세를 확장시키며 함께 성장하는 정치인이 있는 반면, 당 기반을 갉아먹으면서 제 입지만 키우는 정치인도 있다는 점이다. 대체로 강성 지지층 표심을 자극하는 정치인이 후자에 속한다. 추 전 장관이 민주당 대선 경선판을 키우는 흥행 요소가 될지, 아니면 지난해 윤 전 총장의 존재감을 키운 추·윤 갈등처럼 야권 경선을 도울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