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글과 '손목' 동맹…애플워치 대항마 될까

입력
2021.06.29 20:30
17면
삼성전자 '타이젠', 구글 '웨어 OS' 통합
안드로이드폰과 갤럭시워치 연결성 강화

삼성전자가 구글과 공동 개발한 스마트워치 전용 운영체제(OS)인 '원 UI 워치'를 공개했다. 양사의 이번 협업으로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갤럭시워치의 호환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애플워치가 장악한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의 판도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8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삼성 갤럭시 버추얼 이벤트'를 열고 원 UI 워치를 소개했다. 원 UI 워치는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발표될 예정인 차세대 갤럭시워치부터 탑재될 예정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구글은 각각 스마트워치 OS로 '타이젠'과 '웨어 OS'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에게 크게 밀리면서 고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33.6%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워치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 역시 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8%로, 2위인 화웨이(8.4%)의 뒤를 따랐다.

애플워치의 독주는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이어진 호환성에서 시작된다. 애플은 iOS 기반의 모든 스마트기기를 통합해 끊김없는 모바일 사용성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 진영에선 삼성전자와 구글을 포함한 각 사에선 서로 다른 스마트워치 OS 사용으로 불편함도 컸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스마트워치 OS 통합에 나선 결정적인 배경이다. 양사의 이번 협업으로 향후 사용자도 갤럭시워치와 호환될 모바일 응용소프트웨어(앱)를 스마트폰에 새로 설치하면 자동으로 갤럭시워치에서도 내려받기가 이뤄지면서 호환성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또 스마트폰이나 갤럭시워치 중 하나의 기기에서 앱의 설정을 변경하면 연동된 다른 기기에도 바로 반영되는 것도 가능하다. 예컨대 스마트폰에서 전 세계 다양한 지역의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 앱의 설정을 변경하면 갤럭시워치에도 적용되는 형태다. 갤럭시워치에서 전화나 메시지를 차단하면 별도의 설정 없이 스마트폰에서도 차단되는 식이다.

갤럭시워치에서 사용 가능한 앱도 급증할 조짐이다. '아디다스 런닝', '스마트 캐디', '스포티파이', '유튜브 뮤직', '구글 지도' 등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다양한 앱들이 갤럭시워치에서 구동 가능하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 혁신에 대한 오랜 전문성과 개방형 에코시스템 기반의 다양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기의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고자 한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스마트워치 경험과 갤럭시 에코시스템의 편리함을 더욱 풍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