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부사관 유족 "우리 아이 압박했던 사람들 국정조사로 불러내야"

입력
2021.06.28 20:00
A 중사 부친, 라디오 인터뷰서 심경 밝혀
"조사본부, 감사관실 수사 더디게 진행돼"
"피해 묵살한 이들, 국민 앞에서 
무슨 얘기하는지 들어야겠다"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의 피해자 A 중사의 유족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국회 국정조사를 요구하게 이유, 지금까지의 수사 경과를 보며 느끼는 심경을 밝혔다.

A 중사의 부친은 28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를 사방팔방에서 꽉 묶어서 소통도 할 수 없게 만들었던 그런 사람들이 국민이 다같이 보는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어떤 얘기를 하는지(들어야 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우리 아이가 계속되는 압박에 분을 참지 못해 울면서도 저들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던 그런 심정을 당신들이 아는가 직접 느껴봐라(는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족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방부 수사를 믿기 어렵다"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국방부는 현재 검찰단, 조사본부, 감사관실의 세 갈래로 나눠 사건을 수사 중이다. 검찰단에서는 성폭력 수사를, 조사본부에서는 부실수사를, 감사관실에서는 당시 사건 처리 매뉴얼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각각 살피고 있는데, 유족은 조사본부와 감사관실의 수사가 굉장히 더디게 진행된다고 주장했다.

A 중사의 부친은 이번 인터뷰에서도 "조사본부와 감사관실이 드러난 사실을 철저히 수사해서 자체 판단을 해야 하는데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결정을 떠넘기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수사심의위를 방패막이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장관은 공식·비공식적으로 수사상황이나 의지를 밝히는데 그게 안되니 답답하다"며 "장관의 수사의지를 방해하는, 자기 안위에 빠진 세력이 있고 곧 밝혀질 거다"라고 했다.

국회에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얼마나 답답하고 절망에 빠져 있으면 유가족이 직접 나서야 하나.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이 엄마는 아이가 힘들어 했던 사실이 보도되면 절망하고 혼절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신념을 갖고 저들의 압박에 굴하지 않았던 걸 인정하는 보도로 생각하고 심지를 굳게 갖자고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