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회사까지 차려 투기한 LH 직원들

입력
2021.06.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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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전현직 및 친지 수십명, 법인 세워 투기 정황 포착
경찰 "3기 신도시 등 땅 매입… 내부정보 이용에 무게"
성남선 LH 출신이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투기한 정황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이 경기 지역에서 부동산 개발 회사를 설립하거나 공인중개사와 결탁해 조직적으로 투기한 정황이 추가로 확인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본부장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LH 전·현직 직원들과 이들의 친척, 지인 등 수십 명이 부동산 개발 회사를 설립하고 토지를 매입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3기 신도시 지역 등의 땅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투기 금액 등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국수본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별개의 투기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런 정황을 확인했다.

경찰은 LH 직원들이 대거 연루된 만큼 이들이 업무 과정에 취득한 기밀 정보를 투기에 이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수본 관계자는 "법인에 가담한 사람들을 확인 중이며,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수본은 이와 별도로 LH 전·현직 직원들이 공인중개업자와 결탁해 성남시 지역의 땅 투기에 나선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병행하고 있다. 남 본부장은 "두 사건(부동산 개발회사 설립, 부동산업자 결탁)은 이른바 '강사장' 등 기존에 알려진 LH 전현직 직원들의 투기 사건과는 다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두 사건을 경기남부경찰청에 배당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정확한 투기 규모와 지역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피의자 소환조사는 일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수본은 이날 기준 총 765건(3,356명)의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을 내사 또는 수사 중이다. 이 중 30명은 구속됐고 1,044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내·수사 대상자를 신분별로 보면 △고위공직자 113명 △공무원 287명 △공공기관 직원 127명 △기타 2,829명이다. 고위공직자는 △국회의원 23명 △지방의원 63명 △지자체장 15명 △3급 이상 고위공무원 10명 △LH 임원 2명이다.

남 본부장은 "내부정보를 이용한 공직자의 투기 수사뿐 아니라 기획부동산 등도 국민 입장에서 중요한 사안"이라며 "현재 진행되는 수사에 더해 추가 수사의뢰도 예상되는 만큼 투기 수사 종결 시점을 거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손효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