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28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이에 있었던 한국·프랑스 약식회담이 성사된 뒷배경을 전했다.
탁 비서관은 "G7 당시 가장 낯설었던 풍경은 의전이 사라지고 각국 정상이 1대 1로 만나는 것이었다"고 했다. 자신과 같은 근접 수행원들은 대기 공간에 따로 모여 함께 커피를 마시며 앉아 있었다고 했다.
약식회담도 그 공간에서 성사된다고 했다. 탁 비서관은 "근접 수행원들이 '한국 어디 갔냐', '프랑스 어디 갔냐', '유엔 어디 갔냐' 하면서 복덕방처럼 서로 만나고 싶은 국가의 수행원들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와 약식회담을 가졌던 13일(현지시간)에도 프랑스 의전관이 계속 탁 비서관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탁 비서관은 "아무리 생각해도 다른 제안들이 많이 들어올 것 같아서 '그건 정상들끼리 하는 거죠' 하면서 대답을 미뤘다"고 했다.
그런데도 약식회담이 성사된 것은 순전히 우연 때문이라고 했다. 쉬는 시간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이 각각 화장실을 가다 그 앞에서 만났던 것이다. 탁 비서관은 "그래서 결국 라운지에서 회담을 갖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약 10분 동안 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및 경제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그 밖에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탁 비서관은 "세팅(사전 준비)된 정상회담과 달리 그런 식으로 하면 정말 중요한 이야기나 정상들끼리 합의해야 할 이야기들, 여태까지 말 못한 얘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 말했다.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문 대통령을 엄청 만나고 싶어해서 두 분이 만났다"며 "두 분 다 임기가 한 해 정도 남았고, 많은 인생 역경을 겪었기 때문에 보통의 정상회담과는 또 다른 느낌, 뭔가 마무리 짓는 분들의 회한 같은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임기가 끝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는 뜻을 그동안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