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경남도와 부산·울산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의 초석을 다지기 위해 물의 가치를 높이는 부울경 통합물관리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낙동강 통합물관리 방안이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이번 의결안에는 낙동강 표류수를 먹던 경남과 부산 주민들에게 창녕의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에서 취수한 깨끗한 물을 공급하도록 하고, 대구로 공급하던 운문댐 물의 일부를 울산으로 보내 사연댐의 수위를 낮춰 반구대암각화를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역간 물 배분 계획들이 담겨있다.
수공은 “유역물관리위원회는 민·관 협의체로서 의결을 통해 결론을 내리기 때문에 물 문제를 거버넌스로 해결했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이 같은 낙동강 통합물관리 실현은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낙동강 통합물관리는 아직 시작단계로, 향후 개별 지역민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물관리 전문기관인 수자원공사 부산울산경남 지역협력본부의 역할이 요구된다.
수공은 지난해 이미 경남지역협력본부를 부울경지역협력본부로 광역화하고 지역 소통 전담인력을 마련하는 등 부울경 통합물관리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수공 부울경지역협력본부의 물관리 기본방향은 물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 한정된 수자원이 부가가치가 높은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물관리를 효율화하는 것이다. 부가가치는 경제적 부가가치 외에도 환경적, 사회적 가치도 포함하는 의미이며, 동시에 기후위기 대응을 통해 미래에 대한 배려도 준비하는 것이다.
2019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경남의 수돗물 누수율은 18%. 이를 광역상수도 정수구매단가로 환산하면 연간 325억 원이 증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공 부울경본부는 경남도내 누수율이 30% 이상으로 열악한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2,600억 원을 투입해 노후과로 개선과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5년 이내 누수율을 15%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실제 함양군 누수율이 사업전 41%에서 5년차인 현재 5.6%로 개선됐으며, 3년차인 함안군도 40%에서 8%로 개선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 스마트미터, 수질 자동측정장비 등 첨단 ICT 기기를 도입해 실시간 누수관리가 가능한 스마트 물관리 시스템 구축을 김해·밀양시에 추진한다.
수공이 운영하는 환경부 지정 먹는물수질검사기관인 수질검사센터는 미국, 영국의 국제숙련도 인증을 받은 최고 전문기관으로 상수도, 지하수 수질검사 뿐만 아니라 낙동강 조류 모니터링, 다이옥산 및 과불화화합물 같은 미량유해물질 감시, 낙동강 여과수 수질 분석 등 부울경의 맑은 물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은 아직까지 지역 자산으로서 보상체계가 제도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고 갈등조정 역할이 있는 물관리위원회의 의결에 법적효력이 없기 때문에 지역간 물 갈등은 이해관계자간 소통을 통해 직접 합의점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공 부울경본부는 강변여과수와 황강취수 계획, 남강댐 치수능력 증대사업, 낙동강 보 및 하굿둑 개방 등을 놓고 해당 지자체와 주민, 환경단체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물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신속하게 마련하도록 거버넌스 조직을 갖추고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언론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또 정책 개선사항 발굴을 위해 지난달 11일 경남연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 학계와 영남권 시도 연구원들과 공동 포럼도 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