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적자' 따릉이, 버스 택시처럼 광고 달고 달린다

입력
2021.06.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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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이용자들은 앞으로 택시나 버스처럼 광고판이 부착된 자전거를 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대표 공공서비스로 자리 잡았지만, 해마다 반복된 적자 규모가 지난해 100억 원에 이르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따릉이에 광고를 붙여 그 수익금을 따릉이 유지 보수 등에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 관계자는 “따릉이를 매체로 한 광고권 유치에 몇 군데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성사 시 따릉이 앞의 바구니에 기업 광고를 붙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따릉이 광고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저렴한 이용료 탓에 서비스 시작 초기 적자가 났을 때부터 서울시는 광고 사업을 추진했다. 2018년에는 광고사업체 3곳과 간담회를 가졌지만, 모두 최종 불발됐다.

그렇지만 이번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시 관계자는 “이번엔 광고시장에서 (광고 매체로서의) 가능성이 있다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공공서비스와 기업 광고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속 가능한 따릉이 서비스를 위해 눈을 돌리고 있는 곳은 ‘광고’뿐만이 아니다. 친환경 이동 수단 이미지 등을 필요로 하는 기업에도 각종 제안을 해 성과를 올리고 있다. 수입차 업체인 포르쉐코리아가 따릉이를 활용한 서울문화재단의 공공예술 프로젝트에 2억5,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친환경 도시 서울을 달리는 따릉이, 예술적 상상을 덧입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공모를 통해 디자인을 선정하고, 약 300대의 신규 따릉이 차체와 바퀴 등에 적용한다.

박원순 전 시장 때인 2016년 첫 도입된 따릉이는 그해 25억 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7년(42억 원), 2018년(67억 원), 2019년(89억 원) 꾸준히 적자를 내다 지난해 1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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