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다리가 여섯 개여 아홉 개여~ 생긴 것도 외계인이랑께~"
'세발 뻘낙지' 주산지로 유명한 전남 무안에서 낙지 조형물의 다리 숫자가 조형물마다 달라 주민과 관광객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선 수억 원을 들여 조형물을 조성한 무안군을 향해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27일 무안군에 따르면 군은 다음 달 1일 망운면 송현리에 '노을길 관광테마공원'을 개장한다. 공원에는 높이 14m, 폭 18m 크기의 대형 낙지 조형물 전망대도 들어선다. 조형물은 계단으로 올라가 낙지 다리 부분에 설치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도록 설계됐다. 군 예산 9억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지역의 랜드마크로 조성된 낙지 조형물을 두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실제 낙지 다리 수는 8개인데 조형물과 문양 속 낙지 다리는 6개이기 때문이다. 최근엔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으로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낙지 조형물 전망대는 지난 2018년 무안군이 15억 원을 들여 지역 대표 상징물로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지역 내에서 예산 낭비 논란이 일자, 낙지공원을 관광테마공원으로 변경하고, 조형물 비용도 9억 원으로 조정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당초 낙지 다리를 4, 6, 8개로 각각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6개가 가장 안정적이고 아름답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작가의 미적 감각을 감안했고, 광장 활용도와 지역 상징성까지 고려해 결정한 조형물"이라고 밝혔다.
무안군의 낙지 조형물 관련 구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9년 12월 준공된 무안종합스포츠파크 음수대엔 다리가 9개인 낙지 조형물이 설치돼 논란이다. 이곳에선 매년 전국대회를 비롯해 수많은 체육경기와 각종 행사가 열린다.
해제면 도리포의 '낙지 등대'도 논란거리다. 2012년 말 4억 원을 들여 건립한 낙지 등대는 폭 5.8m, 높이 6.3m 조형물로 선박의 안전운항을 유도하는 기능과 관광객 볼거리를 위해 조성했다. 이를 두고도 낙지 머리가 '외계인 같다' '혐오스럽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실제 무안군 주민 이모(59)씨는 “지역을 대표하는 수산물인 낙지 다리가 조형물마다 다르고, 모양이 기괴해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며 "열악한 재정에도 적지 않은 군 예산을 투입했는데 찬사보다 비난이 앞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무안군 관계자는 "조형물은 사실적 묘사보다는 작품성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졌다"면서 "(다리가 6개인) 낙지공원 조형물 출입구에 다리를 추가로 붙이는 등 주민들이 제기한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