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 간부가 자신이 지휘하는 함정에 의무경찰인 아들을 배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해경이 해당 함장을 대기발령하고 감찰에 착수했다.
속초해양경찰서는 최근 문제가 된 지난 2일자 의무경찰 인사발령과 관련, 해당 함장인 A경감을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27일 밝혔다.
속초해경은 의경 담당부서 관계자 2명도 함께 현재 업무에서 배제하는 인사 조치를 했다고 덧붙였다. 해경은 함정 배치 과정에서 구체적인 청탁 등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또 함정에 배치됐던 A경감의 아들 B이경은 지난 25일 속초해경서로 발령했다. B이경은 4월초 해경에 입대해 지난달 28일 아버지가 근무하는 속초해경으로 배치됐다. 속초해경에서 운용하는 함정은 14척, 근무하는 의경은 80여명으로 파악됐다.
이번 논란은 최근 온라인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현직 해양경찰이 쓴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글쓴이는 "모 해양경찰서 500톤급 함정 함장이 아들을 자기 배로 인사 발령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군대로 따지면 대대장 아들이 같은 대대에서 근무하는 거고, 해군으로 이야기하자면 함장 아들이 같은 배에서 근무하는 것"이라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의경 인사에 관해 여러 루머가 많은데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사실관계 파악에 들어간 해경은 관계자를 함장 등 3명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격적인 감찰에 들어갔다. "관련자의 휴대전화는 물론 업무용 PC 디지털 포렌식 등 고강도 감찰 조사 진행 중"이란 게 속초해경의 얘기다.
속초해경 관계자는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관계자들을 대기발령 한 것으로 아직 청탁 등이 있었는지 확인된 바는 없다"며 "감찰과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토대로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문책은 물론 직무 고발 등 정식수사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