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니와 클라이드는 유명한 범죄 커플이다. 1930년대 미국 중부를 떠돌며 살인과 강도를 저질렀다. 그들이 죽인 것으로 확인된 경찰만 9명, 무고한 시민은 4명이었다. 20대 초반 젊은 나이였던 두 사람은 상점과 주유소를 주로 범죄 대상으로 삼았다. 흉악범들이었지만 대중은 둘에 환호했다. 때는 대공황 시대. 사람들은 경찰을 상대로 신출귀몰한 행적을 보인 두 사람에게 빠져들었다. 우상이 필요했으나 딱히 영웅이 없던 시절 대중은 체제 저항의 상징으로 보니와 클라이드를 받아들였다.
보니와 클라이드 이야기는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1967)로 만들어졌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두 사람이 유희처럼 범죄에 빠져들었다가 최후를 맞이하는 과정을 묘사했다. 두 사람의 악행보다는 시대가 만들어낸 범죄자의 슬픔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가 범죄자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면, ‘하이웨이맨’은 악명 높은 범죄자를 잡으려는 자들의 시선으로 보니와 클라이드 이야기를 펼친다. 대중에게 우상이 된 겁 없는 젊은 범죄자를 동정하기는커녕 그들의 악랄한 행태를 부각시키고, 그들을 잡으려 안간힘을 쓴 이들의 활약상에 눈길을 준다.
연인인 보니와 클라이드는 주 경계를 넘나들며 2년 동안 강도 행각을 벌였다. 경찰의 추격은 거셌지만 영민한 두 사람을 잡기 힘들었다. 1934년 보니와 클라이드는 몇몇 동료들을 텍사스주 한 감옥에서 탈옥시켜 세를 키웠다. 손을 마냥 놓을 수 없는 상태라 여긴 감옥 책임자는 주지사를 찾아가 특단의 방법을 제시했다. 범인 검거에 탁월한 솜씨를 발휘했던 전직 텍사스 레인저 프랭크(케빈 코스트너)를 고용해 보니와 클라이드의 악행을 끝장내자는 제안이었다. 오직 오랜 수사 경험만이 젊은 범죄자들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지사의 요청에도 프랭크는 머뭇거렸다. 은퇴 뒤 안락한 삶을 벗어나기 싫었고, 다시 위험한 일을 할까 우려하는 아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랭크는 곧 결단을 하게 된다. 보니와 클라이드가 연계된 총격사건이 벌어진 걸 전해 듣고서다. 그는 옛 동료 벤자민(우디 해럴슨)에게 합류할 것을 요청한다. 할 일 없이 지내던 벤자민으로선 프랭크의 제안이 고맙다.
프랭크는 클라이드 가족의 움직임을 주시한다. 다른 경찰들은 클라이드가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과 접촉할 리 없다고 보지만 첩보를 접한 프랭크는 가족 주변을 눈여겨본다. 프랭크의 예측대로 보니와 클라이드 일행이 나타난다. 하지만 눈앞에서 놓친다. 둘은 주 경계를 넘어갔고, 공조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검거는 수포로 돌아간다. 이후에도 도주를 위해 돈과 기름이라는 에너지가 필요했던 보니와 클라이드는 주 경계를 넘나들며 범죄를 이어갔다. 프랭크 일행은 또 한번 검거 기회를 잡는다. 하지만 보니와 클라이드에 열광하는 군중이 몰리면서 또다시 실패를 맛본다.
프랭크 일행은 집요하게 보니와 클라이드 뒤를 쫓는다. 보니와 클라이드와 함께하는 무리 중 한 명이 가족에게 돌아온 사실을 파악한다. 그를 쫓아 결국 보니와 클라이드의 행선지를 알아내고 매복작전을 펼친다. 각각 24세(보니)와 25세(클라이드) 청춘의 악행은 종착지에 가까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