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원(31ㆍ키움)은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4번 타자로 출전, 1-1로 맞선 연장 11회 1사 1ㆍ2루에서 결승 적시타를 치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동원이 4번 타자로 나선 건 상대 좌완 미란다에 대비한 전략이었는데, 이전엔 2번을 비롯해 5~9번까지 다양한 타순에 출전했다.
박동원은 경기 후 “2번 타순은 너무 정신없는 것 같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4번은 내 자리라 생각 안 한다. 히어로즈 하면 역시 ‘박병호’ 아닌가. 이 자리는 무조건 박병호 선배 자리”라고 말했다. 6월 조금 주춤한 그는 “최근 타격 포인트가 약간 뒤로 밀렸다. 그래서 안 좋았던 것 같다. 최대한 앞으로 가져가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포수로 선발 출전하고도 경기 중반 이지영과 자주 교체되는 장면이 나온다. 박동원은 “감독님께서 ‘초반은 박동원을, 후반엔 이지영을 투입하는 게 전술’이라고 설명하셨다”면서 “선수는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수가 힘든 포지션이지만)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언제든 준비돼 있고 자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간 성적을 보면 포수로 나설 때 타격도 더 좋은 것 같다”면서 수비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박동원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배트 던지기’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시범 경기에서 타격 도중 배트가 상대 팀 더그아웃으로 날아가 선수들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 지난 시즌에도 풀스윙으로 상대 포수에게 피해를 줬던 사례까지 있었기에 여론의 질타가 쏟아졌다. 박동원은 “원인 제공은 제가 한 게 맞다”면서 “그래도 논란이 너무 커지다 보니 솔직히 두렵고 힘들었다”라고 털어놨다. “시범 경기 이후로 공을 제대로 못 쳤다. 주변에서 ‘스윙이 완전히 무너진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라고 했다. 실제로 개막 후 4월 한달 그의 성적은 홈런 없이 타율 0.196에 그쳤다.
하지만 5월엔 대 반등했다. 한달 동안 23경기에서 타율 0.392에 9홈런 18타점으로 폭발했다. 5월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다. 휴식일인 월요일에도 고척 스카이돔에 나가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고 한다. 박동원은 “주중에 원정 경기가 없으면 월요일에 개인 운동을 한다. 혼자서 훈련하다 보면 떠오르는 것(경기 중 아이디어 및 보완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린 시절 등교 하면 매일 친구와 캐치볼했다. 야구가 마냥 즐거웠던 시기였다. 월요일 훈련하다 보면 그때로 돌아간다”면서 웃었다. 그러면서 “기술적으로는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는 등 쉬는 날에도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라고 했다.
올 시즌 박동원은 1ㆍ2구 빠른 카운트에서 강했다. 초구 타율은 0.450, 2구 타율은 0.520에 달한다. 이날 결승타도 초구를 때려 만들었다. 박동원은 “시즌 초반 삼진을 많이 당했다.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아웃을 당했다”면서 “빠른 승부를 걸었을 때 타율이 좋다.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치겠다”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