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제의 사용이 필수적인 계절이다. 수많은 제품 중 어떤 것을 사용해야 할까? 자외선은 A와 B가 있는데, 자외선B는 일광화상과 피부암을 유발하고 자외선A는 색소 침착과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백인과 달리 한국인 피부의 멜라닌 색소는 이미 어느 정도 UVB 차단 효과가 있다. 그래서 UVB보다 오히려 색소 침착과 광노화의 주범인 UVA 차단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UVB 차단 지수인 SPF 수치뿐 아니라 충분한 UVA 커버력이 있는지 보는 게 중요하다. UVA 차단 정도는 PA의 + 개수로 표시하고 ++++가 최대이다.
특히 기미 같은 색소 침착이 고민인 사람은 SPF·PA 외에 한 가지 더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자외선 외에도 이제는 가시광선까지 차단하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백인과는 달리 한국인, 특히 어두운 피부를 가진 사람에서는 가시광선이 자외선보다 더 진하고 더 오래 지속되는 색소 침착을 유발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외선 차단제는 더는 적절한 용어가 아닌 것 같다. 실제 여름에 SPF50/PA++++의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미가 악화되는 것을 경험해 왔는데, 가시광선 영역까지 차단하는 선스크린의 사용으로 기미 재발이 의미 있게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기미가 고민이라면 가시광선을 차단하는 산화철(iron oxide)을 함유한 틴티드(tinted) 크림 사용을 추천한다.
SPF 수치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여기서 중요한 점은 우리가 SPF 수치에 상응하는 충분한 양을 바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얼굴 기준으로 1티스푼 정도의 정량을 바르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 2분의 1이나 3분의 1 정도를 바르는데 이 경우 SPF30을 발라도 SPF3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별문제 없으면 SPF50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최근 선스크린은 내수(water resistance) 기능이 뛰어나다. 과거에는 2~3시간마다 한 번씩 덧바르라고 했지만 내수성 제품은 일상생활에서 하루 한 번 바르는 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수영을 하거나 땀을 많이 흘리면 8시간 내 한 번 더 도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스크린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6개월 이하 영아는 선스크린보다 의복이나 천으로 가리는 게 좋다. 2세 이하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염증이 심한 피부는 자외선 차단 성분에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산화아연(zinc oxide)이나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 성분을 포함한 무기 차단제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비타민D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으면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 피부과 전문의들은 비타민D 복용으로 보충하기를 권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