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80% 가구에 100만 원(4인 가구 기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안이 가시화했다. 23일 정부와 여당은 소득 하위 80% 가구에 선별 지급하고, 신용카드 사용액 일부를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방안(캐시백)을 추가 실시하는 절충안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30조 원대의 2차 추경 예산이 편성될 예정이다. 국가채무 상환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자영업자와 취약계층의 피해가 복구되지 않은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을 놓고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과 하위 70% 지급을 주장하는 기획재정부가 이번에는 큰 갈등 없이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고소득층은 캐시백 혜택을 받기 때문에 사실상 '전 국민 지급 효과'가 난다는 것이 민주당의 시각이다. 소상공인 손실보상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당정청은 법 통과 이전 손실에 대해서도 업종별로 세분화해 보상한다는 입장인데, 피해가 집중된 계층에 정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 “7월 초 국회 제출을 목표로 작업 중이며 규모는 30조 원대 초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초과로 걷힌 세수가 그 재원이 될 것이어서 국채를 발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단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국가 채무) 104조 원을 줄일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등 초과 세수를 국채 상환에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빚 갚는 일보다는 당장 먹고살기 어려운 이들의 피해 보상이 급해 보이지만 정부가 돈 풀기의 위험을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은 자산가격 앙등과 부채 급증으로 인한 금융위기 위험성을 경고하며 금리 인상 등 유동성 조절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지적했다. 2차 추경이 백신 추가 구매, 일자리 창출 등 경기 선순환을 위해 쓰이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