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뭡니까. 국민을 상대로 이렇게 해도 되는 겁니까."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갑자기 목청을 높였다. 송 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부동산 투기 의혹 전수조사를 의뢰한 국민의힘이 정작 가족들에 대한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시간 끌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송 대표의 발언은 전날 민주당이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윤미향·양이원영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출당)한 사실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권익위의 민주당 의원 전수조사에서 윤 의원은 부동산 명의신탁, 양이 의원은 모친의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돼 민주당 당적을 잃었다. 송 대표는 "양이원영 의원의 경우 모친 문제였다. 본인의 문제도 아니었다"며 민주당이 가족 관련 의혹이 있는 의원까지 '읍참마속' 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
송 대표는 또 국민의힘이 직계존·비속에 대한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내지 않아 강제수사권이 없는 권익위 조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힘은 감사원에 의뢰했다가, 해당 사안이 아니라고 하자 뒤늦게 권익위에 의뢰했다. 본인들 동의서를 안 내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으니 냈다. 이번에는 직계존·비속에 대한 동의서를 안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직계존·비속에 대한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는 부동산 명의신탁이나 제3자에 이익을 주는 문제를 파악하는 기초"라며 "이준석 대표는 이걸 즉시 확인해달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의원들의 불가피한 사정 등으로 동의서 제출이 다소 늦어졌을 뿐 의도적인 시간 끌기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현안브리핑에서 "직계존비속 중에서 동의서가 누락되는 부분이 일부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보완하는 대로 추가 서류를 제출할 것"이라며 "한 치도 조사를 피할 생각이 없다. 신속, 정확한 조사를 하는데 협조하겠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 중에 불가피한 개인사나 가정사 때문에 직계존비속 동의를 못 받는 것도 있을 수 있지 않느냐"라며 "동의서를 받은 부분만 일단 진행하고 보완이 되는 대로 조사하면 되는 것이지 100% 완료될 때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은 굉장히 공정성을 상실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도 존비속에 대해 100% 다 동의서를 제출했는지 검증이 필요하다"며 "민주당도 처음에 직계존비속 그리고 배우자까지 100% 다 동의서를 냈는지를 권익위에 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