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윤미향·양이원영 비례대표 의원을 제명했다.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 중 비례대표 2명이 제명(출당)됐고 지역구 의원 5명은 탈당계를 제출함으로써 총 7명이 징계 절차를 마쳤거나 밟고 있다. 반면 지도부 조치에 반발하며 '탈당 거부' 입장을 밝힌 5명과의 형평성 논란은 송영길 대표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주당은 22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 의원과 양이 의원을 제명하는 안건을 과반 이상의 동의로 의결했다. 이들은 탈당이 아니라 출당 징계를 받았기 때문에 무소속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명의신탁 의혹을 받고 있는 윤 의원과 농지법 위반 의혹이 제기된 양이 의원은 의총에서 신상발언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양이 의원은 의총 후 페이스북에 신상발언 내용을 올려 "어머니는 기획부동산 등의 사기에 넘어가 현재 재산가치가 전혀 없는 토지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연좌제 성격으로 출당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1년 전 제기된 저와 제 가족이 거주하는 주택에 관한 의혹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 내린 바 있다"면서도 "또다시 시작된 부동산 관련 의혹에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출당 조치로 탈당을 거부하고 있는 김수흥·김한정·김회재·오영훈·우상호 의원의 거취도 주목받고 있다. 이 중 우 의원은 2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탈당을 안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거듭 강조하는 등 탈당 거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어 송 대표 등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도부는 권익위 조사 발표 직후 의혹이 제기된 의원 12명 전원에 대해 탈당을 권유하는 초유의 조치를 내렸다. 내년 대선에 앞서 성난 부동산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카드인 만큼 지도부가 탈당 권유를 철회할 가능성은 작다. 이번 출당 조치는 탈당을 거부하는 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탈당 거부 의원들의 저항이 길어진다면 여론을 의식해 당 차원의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출당됐거나 탈당 절차를 밟고 있는 의원들과의 형평성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러 사람이 지속해서 탈당 거부 의원에게 '선당후사' 자세를 요청하고 있다"며 "어느 순간에는 지도부가 판단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치로 민주당 의석 수는 172명이 됐다. 탈당계를 제출한 5명에 대한 절차가 마무리되면 167명, 지도부의 조치에 반발하는 5명에 대한 탈당까지 매듭지어진다면 민주당 의석 수는 162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