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美, 잘못된 기대로 더 큰 실망할 것"… 대화의 '공' 또 넘겼다

입력
2021.06.22 13:03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2일 미국을 향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 행정 명령 효력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한 직후에 나온 반응이다.

북한 대외 정책 총괄인 김 부부장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 입장을 '흥미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는 보도를 들었다"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대화와 대결에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의 최근 발언을 "흥미로운 신호"라고 부르면서 북한의 분명한 신호를 기다린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북 제재 해제와 관련한 진전 없이 미국에 대화를 청하는 모양새를 취할 생각이 없다'고 못박은 것이다.

방한 중인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21일 "전제 조건 만날 수 있다는 우리 제안에 (북한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며 대화를 거듭 제안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의회에 통지문을 보내 2008년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부터 발동되거나 확대된 대북 제재 행정명령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2월과 5월 북한에 접촉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김민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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