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더 이상 남자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더 잘 놀고 더 잘 뛴다는 것을 증명하는 여성들의 멋진 행보가 이어지는 중이다. 방송가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적극 반영하며 관련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코미디언 김민경이 쏘아 올린 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엔 남성 위주의 운동을 담은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여성 연예인들은 그저 박수를 치거나 팀의 매니저 역할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여성 주축의 운동 서사 예능이 대세를 맞이했다. 땀 흘리면서 뛰어다니는 여성 연예인들의 활약에 시청자들은 환호를 보내는 중이다.
지난 2008년 KBS 23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한 김민경은 '개그콘서트' '맛있는 녀석들'로 이름을 알렸다. 그를 전성기로 이끈 것은 웹 예능프로그램 '오늘부터 운동뚱'이다. 김민경은 남다른 운동 능력을 한껏 뽐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김민경으로 인해 용기를 갖고 운동을 시작했다는 팬들이 늘면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에 방송가도 재빠르게 여성과 운동 키워드를 내세운 프로그램들을 내세웠다. 지난해 12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여자 연예인과 일반인 여자 사회인 야구선수들이 한 팀이 되어가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은 MBC '마녀들'은 호평 속에서 시즌2까지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 16일 첫 방송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는 축구에 진심인 여성 연예인들을 모았다. 한혜진 최여진 서동주 김민경 한채아 등 다양한 여성 군단이 모였고 프로 못지않은 열정을 과시했다. 올해 초 설 연휴 파일럿으로 전파를 탄 후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며 당당히 정규 편성을 맞이했다. 한채아는 "많은 분들이 '여자 축구가 저렇게 재밌구나'를 느끼고 여자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여자 축구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했다. 최여진 역시 "그간 '여자가 무슨 축구'라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경험 하니)깜짝 놀랐다. 이렇게 재밌는 걸 너희들만 했니 싶더라. 그동안 저는 너무 비싼 스포츠만 해왔다"면서 운동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비슷한 결인 여성 스포츠 스타들을 조명하는 E채널 '노는 언니' 역시 화제의 프로그램이다. 국민 골프 여신 박세리를 비롯해 펜싱 퀸 남현희와 곽민정 정유인 등 그동안 예능에서 쉽게 볼 수 없던 스포츠 여제들이 모여 남다른 케미를 발산했다. 앞서 박세리는 '노는 언니' 제작발표회에서 "여자 선수들은 왜 (예능에서) 노출되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 운동선수들로, 특히 여자 선수로만 구성된 게 특별하다"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여성과 스포츠의 만남은 달라진 풍토가 한몫했다. 과거 마른 몸매가 각광을 받았지만 요즘 트렌드는 '건강미'다. 저체중에 가까운 몸매보다는 복근과 근육으로 다져진 몸매를 뽐내는 여성 연예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각종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이 같은 현상이 조명되고 여성 시청자들은 공감을 표했다. 여성 운동이 화두에 오르자 실제로 여성의 운동 소비량도 늘었다. 필라테스, 요가 등 정적인 운동부터 주짓수, 복싱 등 다채로운 스포츠 계열들이 여성 소비자들을 기꺼이 맞이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