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액체납자 가상화폐 530억 압류... 단일조사론 최대 규모

입력
2021.06.21 10:30
14만 명 조사해 1만2613명 소유 밝혀

경기도가 지방세 체납자 14만 명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보유 내용을 전수조사해 1만2,613명이 소유한 가상화폐 530억 원을 압류 조치했다. 체납자 가상화폐 단일 조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김지예 경기도 공정국장은 2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상화폐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작년 하반기부터 지방세 체납자 약 14만 명을 대상으로 가상화폐 거래와 보유 내용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조사 배경을 밝혔다.

가상화폐 거래소에서는 회원의 주민등록번호가 아닌 성명과 생년월일만 수집,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원가입 시 본인 인증 절차에 사용된 체납자의 휴대폰 번호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도는 최근 10년간 체납자가 사용한 휴대폰 번호를 1개에서 많게는 12개까지 확보해 거래소의 회원정보와 대조하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4개 거래소에서 단일 조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1만2,613명의 체납자와 가상화폐 530억 원을 적발해 압류 조치했다. 이들의 총 체납액은 542억 원에 이른다.

사례별로 보면 개인병원 운영과 상가임대업을 하고 있는 의사 A씨는 2018년부터 재산세 등 1,700만 원을 체납하고도 유명 가상화폐 거래소에 비트코인 등 28억 원을 보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16년부터 지방소득세 등 2,000만 원을 체납 중인 유명홈쇼핑 쇼호스트 B씨 역시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 5억 원을 은닉한 사실이 밝혀졌다.

C씨는 경기도 일대에서 주택 30여 채에 대한 임대사업을 하며 2018년부터 지방소득세 3,000만 원을 체납했으나 이번 조사에서 가상화폐 11억원이 적발됐다.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체납자 D씨는 가상화폐를 무려 120억 원 보유하고 있었는데도 상대적으로 소액인 500만 원의 재산세를 체납하고 있었다.

도는 이번에 적발한 가상화폐에 대해 압류 절차를 마쳤으며, 체납 세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추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지예 국장은 “가상자산거래소는 고객의 주민번호를 수집하지 않아 최근 가상화폐 열풍 속 고액체납자들이 재산을 은닉하는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새로운 징수 방법 개발과 적극적인 제도개선으로 공평과세를 실현해 성실납세자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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