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을 위해 백신을 맞고 일본에 사전 입국한 외국 선수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됐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코로나19가 더욱 확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의 이른바 '배양 접시'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일각의 경고가 실제 현실화하고 있다고 볼 만한 조짐이라는 얘기다.
20일 일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에 참가하기 위해 전날 오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우간다 선수단 9명 중 1명이 공항 검역 과정에서 실시한 유전자 증폭(PCR) 검사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초 우간다 선수단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2회 접종을 모두 마쳤고, 출발 72시간 이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음성 증명서까지 제출했다. 그런데도 일본 도착 후 확진자로 분류된 선수 1명이 나온 것이다. 해당 선수는 일본 정부가 지정하는 시설로 격리됐으며, 나머지 8명은 전용버스를 타고 사전 합숙시설이 있는 오사카부 이즈미사노시로 이동했다.
도쿄올림픽 출전을 위해 일본에 도착한 각 나라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간다는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선수단이 일본에 입국한 국가다. 우간다 선수들은 복싱, 역도, 경영 등 종목에 출전할 예정이다.
외국 선수단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도쿄올림픽 개최를 둘러싼 일본 내 부정적 시각은 한층 더 확산되고 있다. 전날 일본 마이니치신문과 사회조사연구센터가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안전하게 개최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 응답자 64%는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가능하다'는 의견은 20%에 불과했다. AFP 통신 등 외신들도 "일본 정부가 더 촘촘하게 방역망을 구성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전 세계적인 우려가 더 커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강행할 태세다. 이날 일본 니혼TV는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등이 내달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관중을 최다 2만 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후지TV에 출연해 "코로나19가 다시 퍼질 경우, 올림픽을 무관중으로 치르는 방안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