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을 요구하며 4,000여 명이 모여 15일부터 1박 2일간 '노숙 투쟁'을 진행했던 전국택배노동조합에서 2명이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은 집회 전 발열 등이 없었던 무증상자로, 집회 중에는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18일 택배노조에 따르면 15, 16일 서울 여의도공원 상경집회에 참가했던 우체국본부 조합원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방역당국은 밀접접촉자를 파악하는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두 명은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료다. 이 사업장의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노조는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 4,000여 명 전원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것을 결정했고, 현재도 검사는 진행 중이다. 전체 검사 결과가 집계되는 대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방역당국에 협조하겠다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많은 인원이 모였던 만큼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원에 자리를 잡은 조합원들은 텐트와 돗자리를 펴고 잠을 잔 뒤 다음 날인 16일까지 집회를 진행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집회에서 거리 두기를 했고 참가자들은 마스크와 얼굴가리개를 착용했다"며 "집회 장소로 이동하기 전 참가자 모두 명단을 작성했고, 고열 증세가 있는 조합원은 참석하지 말 것을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집회 중 위법 행위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날 대규모 미신고 불법 집회를 벌이고 방역수칙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택배노조 집행부 5명에게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다. 서울시는 택배노조 측에 감염병예방법 제49조(감염병 예방 조치)에 근거해 집회 금지 행정명령을 전달하고, 16일 경찰에 고발 조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