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2위 오사카 나오미(24·일본)가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을 거르고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8일 “잠시 휴식기를 갖겠다”며 프랑스오픈에서 기권을 선언한 오사카의 복귀 계획을 일제히 보도했다.
오사카는 이달 끝난 프랑스오픈에서 경기 뒤 공식 인터뷰를 거부하면서 화제가 됐다. 특히 그는 “경기에 패한 뒤 인터뷰는 넘어진 사람을 또 발로 차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며 “대회 관계자들이 이런 부분에 대해 재고해주기를 바란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대회 조직위원회는 그에게 벌금 1만5,000달러(약 1,600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이후 오사카는 “오랫동안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사실을 밝히며 기권을 선언하면서 테니스계를 놀라게 했다. 그는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내성적이라는 사실도 잘 알 것”이라며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항상 컸고, 기자회견도 그 중 하나였다”고 했다. 오사카는 US오픈(2018·2020년)과 호주오픈(2019·2021년)에서 두 차례씩 우승했으며 대중적인 인기도 높았다.
에이전트는 “오사카는 가족,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28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윔블던에는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오사카는 도쿄의 홈 팬들 앞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사카의 복귀 소식에 여자 테니스 선배인 세리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미국프로농구(NBA)의 스테픈 커리(이상 미국), 육상 전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등 스포츠 스타들이 SNS를 통해 오사카의 결단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오사카의 우울증 소식을 게기로 테니스계가 선수들의 정신 건강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윔블던 대회 조직위원회는 최근 미디어 운영 개선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
한편 남자 테니스 3위 라파엘 나달(35·스페인)은 전날 SNS를 통해 컨디션을 이유로 윔블던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나달은 도쿄 올림픽에도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