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시진핑, 10월 G20 서밋서 첫 대면 가능성… 백악관 "검토"

입력
2021.06.18 09:50
美안보보좌관 "다자회의 계기 회담일 수도"
푸틴과는 첫발… "中과도 조만간" 의지인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올 10월 로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뒤 첫 대면 회담을 할 수도 있다는 언급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제네바 미러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발(發)로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이 어떤 관계 속에 있는지 두 정상이 살펴야 한다”며 “우리는 곧 두 정상이 관여(대화)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를 계획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전화일 수도 있고, 또 다른 국제적인 정상회의 계기의 회담일 수도 있고, 다른 것일 수도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물론 아직 최종 결정된 건 아니라고 덧붙였다.

가장 유력한 계기는 10월 30, 31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다. 로이터는 “바이든과 시진핑은 그런 회담이 가능한 곳인 G20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 1월 취임 이후 시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화상 다자 정상회의에서 조우한 적은 있지만 아직 직접 만나지는 않았다. 두 정상이 이미 통화한 바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설리번 보좌관의 언급은 직접 대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한다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9개월여 만이 된다.

미중 정상회담 추진 시사 발언이 나온 시점은 바이든 대통령이 또 다른 위협으로 규정한 푸틴 대통령과의 제네바 정상회담 이튿날이다. 전날 회담 때 인권과 해킹 이슈 등을 거론하며 미러 정상 간 대화의 첫발을 디딘 만큼 시 주석과도 빨리 만나 시급한 현안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해석하는 데 근거가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줄곧 강조하고 있는 미국의 최대 위협이다. 인권과 무역, 민주주의, 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중 두 정상이 대립하는 배경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Quad)’ 4개 국(미국, 일본, 호주, 인도) 정상회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미·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들을 통해 반중(反中) 세력 규합을 시도하고 있다.

권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