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얼굴형"…스타들의 악플·19금 댓글 대처법

입력
2021.06.19 09:53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이 말도 항상 통하는 건 아닌 듯하다. TV와 영화 속 스타들의 밝은 미소에도 개인 SNS에는 악플이 달린다. 익명성 뒤에 숨은 키보드 워리어들은 악담을 퍼붓고, 성인 광고글을 게재하기도 한다. 몇몇 스타들은 이러한 상황에 유쾌하게 대응하고 있다. 보는 이의 속까지 시원해지는 농담 섞인 일침은 네티즌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는다.

배우 박솔미는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믿지 않으시면 제 영상을 봐주세요"라는 성인광고 댓글이 달리자 "믿어"라고 답했다. 이를 본 박하선은 "신박하다 진짜"라는 답 댓글을 남기며 박솔미의 센스에 감탄했다.

방송인 곽정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달린 "이분은 굉장히 좋은 사람 같은데 맞는 남자 찾기 참 힘들 듯"이라는 악플을 캡처해 SNS에서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 댓글을 통해 다음에 내가 찍고 싶은 클립에 대한 영감을 진하게 받았지 뭐예요. 우리나라에서 아직 충분히 그런 생각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이야기했다. "어쨌든 아이디어를 주셨으니 저는 감사한 마음으로 찍어 보겠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방송인 하리수의 SNS에는 지난 13일 "외계인처럼 생겼어. 성형 수술 했어?"라는 악플이 달렸다. 하리수는 "외계인 본 적 있어? 부럽다. 내가 전에 만났던 외계인처럼 보여? 흥미롭네. 나도 네가 보고 싶어"라는 답글로 응수했다.

트로트 가수 송가인은 지난 1월 한 네티즌이 욕설과 함께 "달덩이"라는 말을 하자, 이를 캡처했다. 이후 사진을 게재하며 "달덩이라 복스럽다는 말은 많이 듣는데 욕은 하지 맙시다"라는 글로 악플러의 태도를 지적해 화제를 모았다.

한 네티즌은 김미려에게 "귀척(귀여운 척) 그만하세요. 눈만 크지 광대로 스키점프하게 생긴 기괴하고 막돼먹은 얼굴형 하며 이목구비 조화가 안 되는데 귀척하는 거 역겨워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미려는 메시지 내용을 SNS에 올리며 "관심받고 싶어 하니까 공개해드려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제 얼굴에 대해 너무 정확하게 묘사를 해주셔서 빵 터짐요. 올겨울에 눈이 오거든 스키장 가지 마시고 제 광대로 모이세요"라고 말했다.

이들의 대응은 유쾌했다. 그러나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음란성 글이나 근거 없는 악플에 진심으로 웃을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데뷔 15년 차인 선미조차 KBS 쿨FM '강한나의 볼륨을 높여요'에서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은 악플"이라고 말했다.

법적인 대응을 할 수 있음에도 농담으로 답하는 것은 악플러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장난 섞인 말 속에 녹아 있는 경고를 알아차려야 한다. 연예인과 팬의 건전한 소통 문화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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