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박물관에 고(故) 손기정 선수를 일본인 금메달리스트로 소개해 논란인 가운데, 여권의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두고 볼 수 없어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정 전 총리는 1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이 올림픽박물관 안에 손기정 선수의 사진을 마치 일본인인 것처럼 전시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정 전 총리는 "베를린올림픽 시상식 단상에 섰던 손기정, 남승룡 두 분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라며 "독도 역시 한국 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과 함께 일제강점기였던 1936년 베를린올림픽 시상식에 선 손기정·남승룡 선수의 가슴에 태극기를 그려 넣은 사진도 올렸다. 정 전 총리는 앞서 도쿄올릭픽조직위원회가 일본 지도에 독도를 표기한 점을 비판하며 "올림픽 보이콧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고 손기정 선수를 일본인으로 전시한 건 한국 역사·문화 홍보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에 의해 알려졌다. 서 교수는 이날 앞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일본 올림픽박물관에 전시된 손기정 선수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도쿄올림픽 주경기장 주변에 위치한 올림픽박물관에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을 일본인처럼 전시해 논란이 예상된다"며 "박물관 내 역대 '일본인 메달리스트'를 소개하는 코너에 손기정 선수가 최상단에 걸려 있다"고 전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올림픽박물관에는 고 손기정 선수가 시상식 당시 월계관을 쓰고 시상대에 서 있는 사진이 전시됐다. 그런데 일본어로 '손기정, 1936년 베를린 대회 육상경기 남자 마라톤'이라는 설명만 써 놨다.
서 교수는 이에 "관람객들이 손기정 선수를 마주하게 되면 일본인으로 오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홈페이지에는 당시 한국은 일제강점기였다는 역사적 설명과 함께 한국인임을 밝히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