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産) 통신 장비를 미국에서는 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미 정부가 안보 위협 통신 장비의 거래 승인을 완전히 금지하려 하고 있는데,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 제품이 대상이다.
미 언론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업체의 장비에 대해 향후 승인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의 검토를 표결에 부쳐 만장일치(4 대 0)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소급 적용이 가능해 이전 승인도 철회할 수 있다. 3월 FCC가 국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화웨이와 ZTE, 하이테라, 하이크비전, 다화 등 5개 중국 기업이 일단 대상이 된다.
제시카 로젠워슬 FCC 위원장 대행은 “이런 조치로 우리의 통신망에서 신뢰할 수 없는 장비가 배제될 것”이라며 “남은 기회의 문을 닫아 버리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FCC는 지난해 6월 화웨이와 ZTE를 미 국가 안보 위협 기업으로 공식 지정하고 83억 달러(9조4,000억여 원) 규모의 연방정부 기금을 이들 기업 장비 구매에 이용할 수 없게 했다. 다만 민간 자금을 이용한 거래는 규제 대상이 되지 않았다.
전면 금지 결정은 시간 문제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FCC가 몇 주간 여론을 청취하고 최종 표결을 할 텐데 역시 만장일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번 방안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뒤에도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對中) 강공 조치 일환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정부 때부터 중국 통신 장비 업체들에 대해 고강도 규제를 해 왔다. 특히 최대 업체인 화웨이에 가혹하다.
반발이 당연하다. 화웨이 측은 “국가나 브랜드와 관련한 예측적 판단으로 장비의 거래를 막는 것은 이익이 없고 차별적이며 미국의 통신망·공급망 통합성 보호에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을 했다고 NYT는 전했다. 2월 화웨이는 자사를 ‘국가 안보 위협 대상’으로 지정한 지난해 미 정부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정부 방침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