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도시재생...'보존'에서 '개발'로 바뀐다

입력
2021.06.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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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공약인 모아주택 방식도 도입
중심지 특화재생은 민간개발이 핵심

서울의 도시재생 사업이 '보존'에서 '개발'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체제에서 보존에 방점을 찍었다면, 오세훈 서울시장 체제에서는 주택 공급과 기반시설 개선에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17일 개발과 정비 중심의 '2세대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가 밝힌 사업의 얼개는 크게 '주거지 재생'과 '중심지 특화재생'으로 나뉜다.

노후 주거환경 개선이 목적인 주거지 재생은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선 기반시설이 너무 열악한 지역에 대해서는 민간주도의 재개발사업 추진을 지원한다. 재개발 요건 충족이 어려운 지역에 대해서는 가로주택 등 지역의 특성에 맞는 소규모 정비 사업을 도입한다. 이 방식에는 오 시장의 공약인 '모아주택'도 도입된다. 모아주택은 소규모 땅 소유주들이 지하주차장 확보가 가능한 면적(500㎡) 이상에 공동으로 주택을 지으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한옥밀집지역 등 도시계획 규제로 개발이 어려운 곳은 기반시설 정비와 주택성능 개선 지원 등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중심지 특화재생은 민간개발 활성화가 핵심이다. 시는 우선 김포공항 내 43만㎡에 이르는 가용부지에서 경제거점 육성형 사업을 실시한다. 항공 관련 신산업과 물류거점으로 조성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지역을 미래산업 특화지구로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용산전자상가 등 이미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 중인 지역에서도 이해관계자 간 협의를 거쳐 민간개발을 유도할 수 있도록 개발 기준을 마련해 제시할 예정이다. 최근 개장한 남산예장공원과 돈의문박물관 같은 곳은 이를 적극 활용해 지역 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런 계획을 통해 2026년까지 주택 2만4,000호를 공급하고, 8,400명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시비와 국비 7,300억 원과 민간투자 6조3,600억 원 등 총 7조900억 원을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장 직무대리는 "주택공급 및 노후 주거지 개선 미흡 등 그간 지적돼 온 도시재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발을 희망하는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2세대 도시재생'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서울시의 주요 재개발 대상 지역에서는 대규모 복합개발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강대선 창신동 공공재개발추진위원장은 "소규모 재생이 아닌 민간 주도의 전면 개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돼 우리 지역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손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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