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내가 뛰면 윤석열 키운다? 尹은 꿩, 난 꿩 잡는 매"

입력
2021.06.17 12:30
"윤석열 상승세 누군가 탓하고 싶은 야당이 내 탓"
"윤석열, 검증 시작되면 본선 못 가고 낙마할 것"
"대권 도전 선언? 당 일정에 맞출 것"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7일 '추미애가 윤석열을 키웠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꿩 잡는 매가 두려운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전 장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꿩으로, 자신을 매에 비유했다. 확답은 하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차기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추 전 장관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제1 야당에서 변변한 대권 후보가 없어 윤 전 총장의 지지율만 올라가니 누군가의 탓을 하고 싶어 일부러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국민의힘 지지자입니다. 추 장관님 제발 대선 후보 되시길 바랍니다'란 청취자의 문자 메시지에 대해 "언론이 '추미애가 나오면 윤석열을 키운다'는 우스꽝스러운 프레임을 씌웠기 때문"이라며 "그게 연동되신 것 아닌가 싶다. 윤 전 총장이 어떤 사람인가를 가장 잘 아는 사람, 제가 지휘 감독자였다"고 말했다.

"공수처가 윤석열 사건 안 보면 그게 공정과 정의냐"

추 전 장관은 보수 언론이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은) 지금 대선판을 기웃거리면서 검증의 그물망에 들어오지 않고 보수 언론 출신 대변인을 내세웠다"며 "보수 언론이 동의하는 후보이니 검증이 제대로 안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검증을 아무리 피하려고 해도, 보수 언론이 철옹성을 내세운다고 해도 시간문제"라고 강조했다.

추 전 장관은 검증이 진행되면 윤 전 총장은 중도 낙마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이) 본선 무대를 끝까지 뛸 수 있을까, 너무 빨리 내려가지 않을까"라며 "제가 볼 때 윤 전 총장은 오래가지 못 할 것이다. 그러니 제1 야당은 후보를 제대로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총장 관련 수사에 나선 것에 대해 "윤석열 특수부 사단이 저지른 검찰 농단이 한두 건이 아니다"라며 "다단계 금융사기범죄 IDS홀딩스 사건의 죄수를 검사실로 불러 검사실 자체가 범행 모의장소가 돼 막대한 국민 피해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의 대권 행보를 겨냥했다는 비판에 대해선 "대선 후보가 됐다고 공수처가 절대로 사건을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그게 공정과 정의냐"며 "공수처의 길을 가도록 정치권이 입을 대지 말고 잘 지켜보는 게 헌법 정신"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개혁 안 되면 제2의 윤석열 나올 것"

추 전 장관은 조만간 검찰 개혁 문제를 다룬 대담집을 출간할 예정으로,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추 전 장관은 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일정이 이렇게 된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추 장관님 대선 후보로 우뚝 서세요'란 청취자의 문자에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월 안에 출마 선언을 하는 걸로 예상해도 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당 소속이기에 당 일정에 맞추겠다. 당도 아마 서두르고 있지 않나 짐작한다"고 말했다.

추 전 장관은 대담집에 검찰 개혁 얘기를 담기로 한 이유에 대해 "검찰 개혁이 미완의 상태이니 말씀드리고 싶었다. 왜 필요한지, 무엇이 안 됐는지 쉽게 말씀드릴 것"이라며 "검찰 개혁이 되지 않으면 제2의 윤석열이 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