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에 이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까지 현지 시장 공급을 완료하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발전사인 비스트라가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 카운티 북동부의 모스랜딩 지역에서 가동 중인 1.2GWh 규모의 전력망 ESS에 배터리 공급을 완료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단일 ESS 사이트 기준 세계 최대 규모로, 캘리포니아주의 전력 사용량이 높은 피크 시간대에 약 22만5,000가구가 사용 가능한 용량이다.
비스트라는 지난해부터 캘리포니아주의 '모스랜딩 천연가스 발전소'의 퇴역한 노후 화력 발전 설비를 전력용 ESS 등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공급된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용 신제품인 'TR 1300' 랙이다. 고성능 배터리 셀이 적용된 이 제품은 배터리 랙의 2단 적재가 가능해 공간 효율성은 높이고,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가 향상된다는 게 장점이다. 또 기존엔 배터리 팩(배터리 셀을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정한 개수로 묶어 프레임에 넣은 배터리 조립체)과 랙(배터리 팩을 모아 만든 최종 조립 단계)을 해당 ESS 사이트에 별도로 출하시킨 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엔 공장에서 조립을 완료한 후 출하시켜 ESS 현장 설치 시간과 비용을 줄였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신제품에선 특히 안전성이 보강됐다. TR 1300 랙은 글로벌 안전인증회사인 UL의 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열 폭주 화재 전이에 대한 안전성 시험을 실시했고, 화재는 인접한 배터리 랙으로 전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해 2050년까지 100% 청정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ESS 시장은 전기차와 더불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미국 전력망 ESS 시장 규모가 2020년 6.5GWh에서 2050년 55.3GWh로 약 9배가량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