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검찰단은 16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공군본부 법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단은 지난 9일 부실 수사·변론 의혹을 받고 있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법무실 산하 보통검찰부와 인권나래센터를 한 차례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전익수 공군 법무실장 사무실도 포함됐다.
검찰단은 이날 "공군 20비행단 군 검찰의 부실수사와 국선 변호인의 피해자 신상정보유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위해 공군본부 법무실 관계자들의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전 실장을 비롯한 법무실 핵심 관계자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A 중사는 지난 3월 2일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에서 선임 부사관 B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곧바로 피해 사실을 상관에게 보고했지만, 오히려 상관으로부터 사건을 무마해달라는 조직적 회유와 압박에 시달렸다. A 중사는 이후 전출을 요청해 지난달 18일 경기 성남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옮겼으나 같은 달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공군본부 법무실은 사건 발생 초기 수사를 맡은 20비행단 군 검찰의 보고를 받고 사실상 수사를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20비행단 군사경찰과 군 검찰은 사건 초기 B 중사의 휴대폰을 확보하지도 않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를 벌였다. 이에 지휘부인 공군본부 법무실까지 직접 수사대상으로 오른 것이다.
피해자에 대한 부실 변론 의혹을 받고 있는 국선변호인도 공군 법무실 소속이다. 이 국선변호인은 결혼 등 개인 사정을 이유로 피해자와 한 번도 대면 면담을 하지 않았고, 피해자의 신상정보 등을 외부로 유출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7일 유족들로부터 고소됐다.
군 검찰은 지난 2일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B 중사를 구속한 데 이어 지난 주말 A 중사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진 C 준위 등 2명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