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속도가 백신 접종 속도보다 빠르다는 경고가 나왔다. 백신 공급이 더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간) 화상 언론브리핑에서 "주요7개국(G7)이 주로 (코로나19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를 통해 백신 8억7,000만 회분을 기부하겠다고 한 발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WHO에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7주 연속 줄고 있고 이는 팬데믹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오랫동안 감소한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많은 국가에서는 확진자와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 확산이 백신 배분보다 빠르다. 매일 1만명 넘게 숨지고 있다"며 "(G7의 기부 발표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는 더 많이, 더 빨리 (백신을 배분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의 빠른 확산, 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이미 전 세계 74개국에 퍼진 상황이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전날 델타 변이 감염자가 2주마다 2배로 늘고 있으며 전체 확진자의 1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또 테워드로스 총장은 G7이 내년 정상회의 때 모이기 전까지 전 세계 인구 70%이상이 백신을 접종하길 바란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백신 110억 회분이 필요하다. G7과 주요 20개국(G20)은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루스 에일워드 WHO 선임 고문은 "아프리카가 가장 취약하고 (의료) 서비스가 충분하지 못한 지역"이라며 G7이 약속한 백신을 이 지역에 우선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G7 정상들은 13일 영국 콘월 카비스 베이에서 회담을 가진 뒤 공동성명을 통해 향후 12개월 이내에 백신 10억회분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국가별 백신 기부 규모나 구체적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다. G7은 지난 2월에도 코백스 지원금을 종전보다 40억 달러 더 많은 총 75억 달러(약 8조3,000억원)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