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에 초긴장…"가을에 美서 새 유행병 될 수도"

입력
2021.06.15 07:53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촉각 세우는 美·英
고틀리브 전 미 FDA 국장 "지배적 종 될 수도"
델타 변이 백신 효과, 알파보다 10%P 낮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로 불리는 인도발(發) 변이 바이러스(B.1.617.2) 확산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에선 델타 변이가 올해 가을쯤 새 감염병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3일(현지시간)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에서 인도발 변이의 감염자는 코로나19 전체 감염자의 약 10%"라면서도 "2주마다 (감염자가) 두 배로 늘고 있다. 이게 미국에서 지배적인 종(種)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게 감염자가 가파르게 급증할 것이란 의미는 아니지만 (미국을) 장악하고 있는 점은 맞다"며 "가을로 접어들면서 (델타 변이가) 새로운 유행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데이터를 근거로 델타 변이의 전염성이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인 '알파 변이'보다 약 60%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 접종이 덜 된 일부 지역, 특히 백신 접종률이 낮은 도시들을 낀 남부 일부는 신규 변이로 인한 대규모 발병 사태를 보게 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내 1회 이상 백신 접종률인 64.4%보다 낮은 지역으로, 앨라배마·루이지애나·미시시피·와이오밍주는 1회 이상 접종한 성인 비율이 50%도 되지 않는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델타 변이의 전염성은 기존 코로나19와 변이 바이러스보다 강해 백신 접종이 뒤처진 지역에는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英, 다시 급증하는 확진자…대부분 델타 변이에 감염

실제 영국은 높은 접종률에도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14일(현지시간) 7,742명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2월 말 이래 가장 많은 수치다.

신규 확진자 수가 7만 명에 근접했던 1월 초와 비교하면 대폭 감소했지만, 2,500명대가 나온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영국에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난 건 델타 변이의 확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전체 성인의 79%가 백신 접종을 마쳤지만, 가파른 확진자 증가 세로 봉쇄 해제를 4주간 연기하기로 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델타 변이 확산 여파로 봉쇄 조치를 4주 연장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애초 21일 봉쇄를 해제할 방침이었지만, 지금 봉쇄를 풀 경우 델타 변이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규 확진자의 90%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알려졌다.

학술지 랜싯 "AZ 백신 효과 알파 73%, 델타 69%"

백신 효과 역시 델타 변이가 알파 변이보다 적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학 학술지 '랜싯'은 이날 퍼블릭헬스 스코틀랜드 소속 연구원들의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전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백신을 2차 접종한 뒤 2주일 후 알파 변이에 대한 효과는 92%였지만, 델타는 79%에 그쳤다. 영국이 개발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도 알파 변이에 대한 효과는 73%였지만, 델타는 69%로 낮아졌다.


류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