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간 패권 각축 공간이 우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후발 주자 중국이 ‘우주 굴기(崛起ㆍ우뚝 일어섬)’를 본격화하겠다는 야심을 최근 잇달아 드러내면서다. 2045년에는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게 중국의 목표다.
중국 기업인 창정로켓유한회사는 9일 “2024년 민간인 우주 관광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해당 프로젝트는 고도 35~300㎞ 상공에서 비행하는 우주 여행의 일종으로, 2035년까지 10~20명을 수용하는 장거리 투어 그룹을 만드는 게 회사의 목표다. 창정로켓의 발족이 중국에서 우주산업의 상업화 시대를 열고 우주여행 등 분야에서 민간 기업들의 투자를 유발하리라는 게 2016년 설립 당시 회사의 전망이었다.
현재 우주 관광 분야 경쟁은 미국 기업들이 이끌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선두 주자다. 2024년까지 달에 유인 우주선을 보내는 ‘블루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블루오리진은 내달 20일 베이조스를 태우고 자사 첫 유인 우주 비행을 할 예정이다. 스페이스 X의 경우 내년쯤 민간을 우주 궤도로 보내고 2026년 화성에 승객 100명을 태운 유인 우주 왕복선 ‘스타십’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12일에는 중국 국가우주국(CNSA)이 나섰다. 쉬홍량(許洪亮)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2030년까지 CNSA가 추진할 우주 탐사 계획을 소개했다. 처음은 달이다. 14차 5개년 계획 기간(2021~25년) 동안 창어(嫦娥) 6~8호를 달에 보내 달 극지 지역 환경과 자원을 탐사하고 시료를 채취할 계획이다.
다음은 화성이다. 지난달 미국과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화성에 탐사선 톈원(天問) 1호를 착륙시킨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화성 표면에 탐사 로버를 배치했고, 2030년쯤 화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돌아오는 임무와 목성계를 탐험하는 임무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화성 탐사 프로젝트의 총설계자인 장룽챠오(張榮橋)는 “목성계 행성 탐사는 수많은 과학적 발견을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에 비하면 중국의 행성 탐사 성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은 이미 화성 탐사선 착륙에 9번이나 성공했다. 그러나 주목할 만한 건 속도다. 2016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행성 탐사를 국가 우선 과제로 지목한 뒤 빠르게 미국을 따라잡고 있다. 2045년에는 우주 최강국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게 중국의 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