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문 외교부 2차관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첫 만남을 두고 "'문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는 일본 정부와 언론 보도에 '촌티난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 차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 시선집중'에 출연해 영국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일 정상 조우와 관련, "(다자회의에서) 정상 라운지나 만찬장에서는 먼저 본 정상들이 다른 정상한테 가서 인사하고 여럿이 이야기하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합류해서 대화도 이어나가고, 이런 방식으로 저절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가 먼저 인사했네' 얘기하는 것부터 약간 촌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다자정상회의 준비에 여러 차례 관여해본 제 경험상으로 말씀드린다"며 재차 "정상들끼리 다 알아서 먼저 가서 '하이' 하고 인사한다"고 덧붙였다.
악화한 한일 관계로 인해 두 정상의 조우나 개별 면담 성사 여부가 큰 관심사여서 그 과정에 주목할 수 있지만, 공식 일정 사이사이에 이처럼 격의 없이 서로 인사를 주고 받는 점을 고려할 때 과정에 지나친 확대 해석은 곤란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과 스가 일본 총리의 만남은 첫 번째 확대 회의장에서 반갑다는 말을 주고 받은 데 이어 만찬장에서 1분 정도 대화하는 등 두 차례 있었지만, 회담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최 차관은 "이번 다자회의 일정 자체가 굉장히 빡빡했고, 양국 정상도 각자 여러 가지 일정이 있어 별도 회담을 조율하긴 사실 여의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 차관은 또 한일 간 주요 현안 중 하나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처리 문제와 관련 양자협의체 구성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방문해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일본의 오염수 방출 방침에) 우리 국민들의 우려와 정부 입장을 잘 전달했다"며 "IAEA 측도 일본 (오염수) 방출의 객관적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과 어떤 형태로든 양자 접촉을 한다는 입장이고, 일본이 저희한테 충분히 정보제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차관은 마지막으로 G7 공동성명 중 북한 관련 내용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량살상무기(WMD) 및 탄도미사일 포기, 안보리결의 이행 촉구 등 예년과 유사한 내용 외에 미국의 외교노력 환영과 북한에 대한 대화 재개 촉구 등이 포함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조속한 북미대화 재개를 촉구하고, 미국의 대화 준비를 환영하는 등 한미 양국 간에 이미 한미정상회의 준비과정에서 긴밀히 조율해왔던 내용이다"며 "그래서 완성된 미국의 새로운 대북정책 기조를 이번에 G7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지지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