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바이든, 푸틴과 정상회담 뒤 따로 기자회견 할 것"

입력
2021.06.13 08:46
바이든 對러시아 강경 행보와 맞물려 
"'자유 언론'과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 형태"
러시아 언론 상황 에둘러 꼬집었다는 해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얼굴을 맞댈 예정이지만 회담 시작도 전에 기싸움이 팽팽한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하지만 기자회견은 각자 하기로 했다. 양 측의 껄끄러운 관계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백악관 관계자는 12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 러시아 대표단과 회담 형식을 마무리 짓기 위해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몇 가지 세부사항은 확정할 수 있다고 한 뒤 단독 회견 계획을 소개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이 솔직한 분위기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단독 회견은 회담에서 제기된 주제를 ‘자유 언론’과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는 적절한 형태”라고 밝혔다. 또 회견에서는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할 수 있는 분야, 중요한 관심을 둔 분야 모두에 대한 언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언론 상황이 자유롭지 못함을 에둘러 드러낸 셈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푸틴 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독자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 대통령은 영국에서도 독자 기자회견을 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도 공동 기자회견을 열지 않았다”면서 “아마 이것이 미국 대통령의 관례인 것 같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도 별도로 언론과 만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이 기자회견 참석자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이후 대(對)러시아 강경책을 펼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다. 비록 이번 회담이 제3국에서 정상회담을 하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으로 성사되긴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 우크라이나, 사이버 공격 등을 문제 삼아 강공책을 펼치며 러시아와 긴장이 고조된 상태다.

한편 지난 1월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지로 유럽을 택한 바이든 대통령은 11~13일 영국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14일 벨기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정상회의, 15일 미국-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유럽 순방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푸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한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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