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석면 철거도 불법 하도급 확인… '철거왕' 개입 의혹도 수사

입력
2021.06.12 17:34

광주광역시 동구 재개발구역 철거 건물(지상 5층 지하 1층)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건물 해체 공사를 했던 철거업체가 석면 철거 공사도 불법 하도급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해당 주택개발 정비사업 구역 철거 공사 전반에 불법 다단계 하도급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2일 붕괴된 철거 건물이 포함된 동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석면 철거 시공사 다원이앤씨가 (주)백솔건설에 하도급을 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원이앤씨는 지난해 해당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으로부터 구역 내 철거 대상 건물(610개)에 대한 석면 철거 공사를 수주한 뒤 이 중 일부를 다시 백솔건설에 하도급을 줬다. 다원이앤씨는 비계구조물 해체업과 석면 철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다. 현행법 상 석면과 지장물 철거 공사는 사업 발주처인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일반 건축물 철거 공사는 사업 시공사가 각각 발주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 측은 다원이앤씨와 석면 철거 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는 (주)한솔기업과 일반 건축물 해제 공사 계약을 맺었고, 한솔기업은 다시 백솔건설에 재하도급을 줬다.

경찰은 다원이앤씨이 한때 '철거왕'으로 불리며 철거업계를 평정한 A회장이 이끈 다원그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불법 하도급 과정에 모종의 거래 관계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재개발구역 전체 철거 공사를 수주한 한솔기업이 백솔건설에 단순 구조물 해체 공사만 재하도급을 준 과정에 다원그룹이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 구역에서는 지난 9일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져 버스정류장에 멈춘 시내버스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