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도 자격심사 시스템 필요하지 않을까요?"

입력
2021.06.26 10:50
중견 무속인 최민씨

"일본에서는 신사를 국가에서 직접 관리할 정도로 체계가 잡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전체적인 흐름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구 남구 현충로 인근에서 10여년째 신당을 운영하고 있는 최민(55)씨는 "최근 각종 방송 프로그램이나 언론 등을 통해서도 무당의 사기 행위가 사회적인 문제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면서 "고려나 조선시대 승과라는 종교적 시험제도를 실시해 국가적으로 관리가 된 적이 있었던 만큼 무속인들도 정당한 자격을 얻고 활동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속은 과거 유교나 불교보다 더 오랜 시간 속에서 민간신앙이자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 무속에 대해 가장 오래된 기록은 신라 제2대 남해왕 시기 1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그 이전부터 신녀나 무당과 같은 종교적 지도자들이 활동해왔다는 점에서 역사는 더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옛 사람들은 무속에 의지해 앞으로의 길흉화복을 점치고, 풍족한 생활을 기원하기도 했다. 성주굿을 비롯해 삼신굿, 지신굿, 조왕굿 등 민가 가신에게 기원하는 굿이나 서낭굿, 당산굿 등 마을의 수호신에게 기원하는 굿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무속인들은 약 300만명에 이른다.

단골이라는 용어 역시 무속신앙으로부터 이어졌다는 설도 있다. 옛날에는 무당을 ‘당골네’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특별한 일이 생길 때마다 당골네를 찾았는데, 무당을 자주 찾는 사람을 ‘당골손님’이라고 부르게 됐고, 시간이 지나면서 단골로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면서 이 단골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단골손님이 됐다는 설이다.

역사가 오래되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문제점도 있다. 무속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거나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지역에서도 어느덧 중견급 무속인으로 자리 잡은 최씨는 "상담을 받으러 가듯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 일로 있어 무당을 찾아갈 수는 있지만 과정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에 대해 맹신하거나 광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젊은 층을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신당을 차려 신점을 봐주는 행위도 문제"라면서 "상담자들에게 겁을 주거나 윽박지르는 행위도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음으로부터 위로를 얻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감하고 들어주는 것이 무속인들이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죠. 무속인들 역시 과도한 금전 요구로 '울고 싶은 사람 따귀는 때리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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