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도, 트로트 가수도 이제 공연장서 만난다....대중음악, 4000명까지 허용

입력
2021.06.11 15:22

국내 코로나19 백신 1회 이상 접종자가 1,000만 명을 넘긴 가운데 대중음악 콘서트장 입장 제한 인원 수가 기존 100명 미만에서 4,000명으로 늘어난다. 그간 뮤지컬이나 클래식 등 다른 장르 공연장과 달리 대중음악은 유독 99인 제한에 묶여 있었던 터라 이번 조치로 업계도 다시 활기를 찾게 될 전망이다.

대중음악 공연장 입장 제한 100명 미만→최대 4000명으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거리두기 근본 개편안의 7월 적용을 앞두고 현행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내달 4일까지 3주간 더 유지하되 감염 위험이 낮다고 평가되는 주요 문화시설인 실외 스포츠경기장과 대중음악 공연장에 대해서는 개편안을 14일부터 단계적으로 조기 적용키로 했다.

현재 클래식 및 뮤지컬 공연은 입석 금지, 지정석 관람, 좌석 띄우기, 함성 금지 등의 공연장 방역수칙을 준수하면 입장 인원 제한을 받지 않고 있으나 대중음악 공연의 경우만 모임·행사 방역수칙을 적용받아 인원이 '100인 미만'으로 제한돼 있어 그간 형평성 문제가 지속 제기돼 왔다.

정부는 이에 공연장 수칙을 일원화해 대중음악 공연의 경우에도 100인 미만 제한을 해제하되 거리두기 개편안 적용 전까지는 입장 인원을 4,000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대중음악의 경우 다소 (감염)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공연장 공간이 어떻든 4,000명 이상은 못 하게끔 3주간 인원 제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대중음악 공연장에 임시 좌석을 설치하려면 1m 이상 거리를 둬야 한다. 이 밖에 주최 측은 공연 중 관객에 대해 상시 촬영을 통해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대중음악 공연에도 △마스크 상시 착용 △음식섭취 금지 △지정좌석 외 스탠딩·이동금지 △일행 간 좌석 띄우기 △함성·구호·합창 등 침방울이 튀는 행위 금지 △방역수칙 미준수 관람객 퇴장 조치 등 기본방역수칙이 적용된다.

1년 8개월 만에 야외 페스티벌 개최

대중음악 공연장 제한 인원이 크게 늘면서 한동안 침체됐던 대중음악 콘서트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년 이상 중단됐던 야외 음악 축제도 열릴 수 있게 됐다.

우선 공연기획사 민트페이퍼는 26, 27일 이틀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1'을 연다. 2019년 10월 그랜드민트 페스티벌 이후 1년 8개월 만에 열리는 야외 뮤직 페스티벌이다. 폴킴, 이하이, 정준일, 데이브레이크, 소란 등이 야외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기획사 측은 국내 콘서트 가운데선 처음으로 10분 내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신속항원키트를 도입할 에정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총출동하는 '제27회 드림콘서트'도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당초 비대면 온라인 공연 계획을 내놓았지만 방역 수칙 변경에 따라 대면 공연을 병행할 가능성도 있다.

강원 철원에서 열리는 DMZ피스트레인은 홈페이지를 통해 일찌감치 '취소는 없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행사를 취소해야 했던 주최 측은 현재 안전한 오프라인 야외 공연을 위한 논의를 강원도, 철원군과 이어가고 있다. 기획사 관계자는 "예년처럼 여름 개최는 어렵겠지만 가을쯤 오프라인 공연을 열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도 트로트 가수들도 공연장으로

트로트 가수들도 대면 공연을 본격 재개한다. '미스터트롯 톱6 전국투어 콘서트'는 26일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내달 서울 등 전국 콘서트 투어를 다시 이어간다. '트롯 전국체전 대국민 희망콘서트'도 7월 10, 11일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4월 무기한 연기됐던 '미스트롯2' 콘서트 서울공연은 내달 23일~25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다.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는 팬데믹 기간 막심한 피해를 입어왔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음레협)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국내 대중음악 공연의 피해 추정액은 약 1,840억원에 달한다. 업계는 하반기 백신 접종이 가속화하고 신규 감염자 수가 급감할 경우 1만 명 이상을 수용하는 대규모 공연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수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페스티벌을 당장 7월부터 열 예정이다.

한 콘서트 기획사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그나마 한숨 돌리게 됐다"면서 "백신 접종자 수가 늘어남에 따라 하반기 중엔 대규모 공연도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공연 주최사들도 방역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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