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행보에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을 향해 "40년 전 정치군인보다 더 무서운 정치검사"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정치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추 전 장관은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윤 전 총장에 대해 "정치검사가 바로 대권을 직행한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를 그냥 악마한테 던져주는 거나 똑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윤 총장의 대권 도전을 두고 1980년대 전두환·노태우 등 신군부 세력과 비교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추 전 장관은 "40년 전 우리는 정치군인이 민주주의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경험했다"고 강조한 뒤 "이 정치검사는 더 무서운 것이다. 왜냐하면 한 손에 칼, 한 손에 법전을 쥐고 서 있는 거니까 엄청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것은 민주주의 수준과 상관없이 하루아침에 민주주의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파괴할 수가 있다"면서 "검찰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대통령이 됐을 때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공포감을 한번 생각해보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퍼즐을 맞춰보면 이분(윤 전 총장)은 미리 정치할 의사를 갖고 준비하고 있었고, 검찰권을 본인의 정치 준비를 위한 발판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도 했다.
더불어 추 장관은 "스스로 대선에 직행하고 있다"면서 "검찰총장의 대권 직행, 이건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고, 징계결의서에 담은 것은 바로 이런 것을 경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스로 정치 중립성을 위반한 걸 증명해버린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추 전 장관은 전날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의 정치 행보는) 성공하지 못한다고 본다"며 "그가 어느 당에 들어가든지 별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추 전 장관의 "정치검찰"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3월 윤 전 총장에 대해 "한마디로 정치군인 같은 정치검찰이 탄생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 "그는 나오지 않아야 한다"며 "굳이 나온다고 한다면 그것은 야당과 언론이 키운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추 전 장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 전 총장 등 전·현직 검찰 간부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이미 징계 의결 단계에서도 상당한 증거를 가지고 입증이 됐다"면서 "그 증거가 그대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전 장관은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단답으로 말씀드리기 그렇고, 지금 여러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조만간 저도 어떤 결심이 서면 따로 말씀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전날 YTN 뉴스에서도 "촛불혁명을 우리가 다시 일으켜야 되는 것이고, 또 개혁에 대한 저항세력에 다 기가 꺾여있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마음이 들끓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우리가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마음 모이는 것 같고, 또 거기에 제 헌신이 필요하다면 떠안을 각오는 돼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