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세대교체를 내세우며 제1야당 대표까지 오른 '이준석 돌풍'에 2년 전 출간된 책까지 역주행하고 있다.
11일 국민의힘 수장으로 선출된 이준석 신임 대표가 2019년 6월 펴낸 '공정한 경쟁'(나무옆의자)이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정치·사회 분야에 새로 진입한 것.
서점가 베스트셀러 순위만 놓고 보면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등 대권주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정치적 체급을 키우는 모양새다.
이날 교보문고에 따르면 '공정한 경쟁'은 6월 첫째 주 정치·사회 분야 17위를 기록하며 베스트셀러 순위에 재진입했다. 출간 직후 4주간 베스트셀러 통계에 잡힌 뒤 2년 동안 '잠행'하다가 지난주부터 치고 올라왔다.
김현정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담당은 "전주 대비 판매량이 80% 넘게 상승했다. 매우 가파른 수치"라고 말했다.
흥행을 견인한 건, 역시 이준석 신임 대표의 든든한 정치적 지원군인 2030 남성들이었다. 이 대표는 반(反) 페미니즘에 총대를 메며 2030 남성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어왔다. 구매층 비율을 성별로 분석해보면 남성이 81.3%, 여성이 18.8%로 남성이 압도적이다.
구체적으로 20대 남성이 24%로 가장 높았고, 30대는 20.8%로 뒤를 이었다. 40대는 13.5%, 50대 12.5% 순이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 구매자 통계에서도 20대 남성 34.2%, 30대 남성 17.8%로 구매층의 절반 이상이 2030 남성들이었다.
이 대표가 공정한 경쟁의 조건으로 제시한 실력주의, 능력주의 논란이 커진 것도 입소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기성 언론인과 정치인, 학자들은 책을 텍스트 삼아 ‘이준석 현상’을 분석하는 글을 쏟아냈다.
책은 한국 사회의 젠더, 청년정치, 북한, 경제, 교육, 보수의 미래 등 6가지 현안문제들을 젊은 보수의 시각에서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구성인데, '대한민국 보수의 가치와 미래를 묻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구매자들의 리뷰 댓글을 보면 "우리 정치는 너무 구시대적이라 젊은 정치인의 책이 반갑다"거나, "기존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대를 넘어선 청년만의 어젠다를 제시하고 있다" 등등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과 젊은 정치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