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순방으로 유럽 찾은 바이든... "미국이 돌아왔다"

입력
2021.06.10 08:12
트럼프 때 금 간 유럽과의 동맹 회복 목적
G7 · NATO · EU 정상회의 연이어 참석 예정
정상회담 앞둔 푸틴엔 "결과 뒤따를 것" 경고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으로 유럽을 찾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이 국제사회로 돌아왔다며 외교 무대로의 복귀를 알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금이 간 미국과 유럽의 관계 회복을 꾀하는 한편, 정상회담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겐 해로운 활동에 관여하지 말라며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AP통신은 9일(현지시간) 유럽 순방 첫 국가로 영국에 도착한 바이든 대통령이 회견을 열고 "미국이 돌아왔다"며 "우리 미래에 가장 중요한, 힘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이 돌아왔다'는 바이든 정부 외교 노선의 상징적인 슬로건이나 다름없다.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조를 폐기하고, 이전처럼 국제사회와 협력하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의지를 나타낸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월 취임 후 해외 정상들과 첫 통화 때 가장 먼저 꺼낸 말도 바로 이 표현이었다.

취임 후 첫 순방 일정으로 유럽을 찾은 것도 트럼프 시절 금이 갔던 유럽과의 동맹을 복원하기 위함이다. 이날 회견에서 바이든은 미국과 유럽의 동맹을 "영국과 유럽, 미국을 위한 강력함의 필수적인 원천"으로 치켜세웠다. 또 "세계가 변하고 있어 어떤 단일 국가도 홀로 행동해선 오늘날 직면한 모든 도전 과제에 대처할 수 없다"며 동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6일까지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 나토),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연이어 참석해 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을 도모할 예정이다.

16일 예정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만들기 위해 이번 회담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은 러시아 정부가 해로운 활동에 관여할 때 강력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미 (푸틴 대통령에게) 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미국과 유럽, 다른 민주주의 국가의 주권을 침해할 때 결과가 뒤따를 것임을 전하려고 한다"고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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