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 12명에게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다고 결론 내린 국민권익위원회 조사 결과에 대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9일 “부실한 조사”라고 비판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에 근거해 12명 전원에게 탈당 권유·출당이라는 초강경 조치를 내린지 하루 만이다. 송 대표 측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의혹을 경중을 가리지 않고 권익위 조사 결과를 조건 없이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연세대 이한열동산에서 열린 제34주기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서 추모사를 하면서 우상호 민주당 의원 얘기를 꺼냈다. 우 의원은 농지법 위반 의혹으로 탈당 대상에 올랐다. 두 사람은 연세대 81학번 동기로, 막역한 사이다. 송 대표 입장에선 '친구'를 제 손으로 쳐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송 대표는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라며 “저 때문에 이곳 현장에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고 미안함을 토로했다. 우 의원은 1987년 이한열 열사 사망 때 연세대 총학생회장이었다. 송 대표는 1984년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송 대표는 “우 의원이 집 한 칸 없이 전세 아파트에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것을 권익위가 부실하게 조사했다"며 "‘스스로 의혹을 밝히고 돌아오라’고 우 의원을 어쩔 수 없이 보내게 된 저의 심정이 너무 마음 아팠다”고 했다. 우 의원은 “2013년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지로 쓰기 위해 적법 절차에 따라 경기 포천의 농지를 구입했다"며 "부동산 투기용이 전혀 아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송 대표가 읍참마속 할 수밖에 없었던 괴로운 심경을 밝힌 것이지만, 공개적으로 권익위 조사를 "부실하다"고 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이 의뢰한 권익위 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출당 권유 결정의 정당성까지 송 대표가 스스로 부인한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권익위가 아주 작은 의혹까지 제기해 당 지도부가 고통스러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거듭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