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호텔 객실 문 열고 들어가니 '룸살롱'

입력
2021.06.08 22:38
객실 개조해 유흥주점 불법 영업
손님과 여성 종사자 등 13명 입건

서울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호텔이 객실을 룰삼롱으로 불법 개조해 불법 영업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식품위생법 위반과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강남구 역삼동 모 호텔 운영자 김모(30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또 남성 손님 7명, 여성 종업원 5명 등 13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김씨는 호텔 8∼10층 객실을 노래방 기기, 쇼파, 테이블을 갖춘 룸살롱으로 개조하고 여성 종업원을 고용해 무허가 유흥주점 영업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호텔이 룸살롱처럼 첩보를 입수해 잠복근무를 하다가 전날 오후 호텔 측 호객꾼들이 손님을 유인하는 장면을 포착하고 단속에 나섰다.

단속 당시 호텔 10층 객실에선 손님 3명과 여성 종사자 3명이 양주를 나눠 마시고 있었다. 9층 객실에서도 손님 4명과 종사자 2명이 양주와 과일 안주를 차려놓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들은 QR 코드나 수기 명부 작성을 하지 않은 채 오후 9시 30분에 입장해 양주를 마시고 노래를 부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호텔 객실을 룸살롱으로 개조해 불법 영업을 하다가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숙박 시설인 호텔에 경찰이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해 불법 영업을 하는 등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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