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피해 부사관 '2차 가해' 연루자들 '피의자 전환'

입력
2021.06.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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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마 시도 상사 등 3명 소환 조사 시작 
조종사 음주 파티, 전투기 비상탈출도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국방부 검찰단이 8일 ‘2차 가해’ 혐의를 받는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부대원들을 줄소환했다. 이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는 건 사건 발생 석 달여 만이다. 또 부적절한 음주회식과 전투기 결함 사고도 일어나는 등 공군에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 석 달 만 피의자 전환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오늘부터 고소된 준위와 상사, 하사 등 3명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C상사는 피해자 A중사가 올 3월 2일 귀가 차량에서 B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던 당일 문제의 회식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위반하고 회식 사실이 탄로날 것을 우려해 A중사에게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며 무마를 시도했다. A중사의 상관인 D준위 역시 피해자에게 “살면서 한 번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회유했다. 유족 측은 앞서 3일 직권남용과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이들을 고소했고, 공군은 보직해임했다.

이날 소환된 E하사는 성추행 공간이 된 차량을 운전했으며, 20전비 군사경찰 조사에서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3명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앞서 검찰단은 전날 20전비 사무실과 이들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단은 조만간 20전비 대대장 등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이날 공군본부 군사경찰단과 20전비 군사경찰대대를 압수수색했다.

부 대변인은 ‘서욱 국방부 장관도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성역 없는 수사 원칙에 입각해 수사하고 있다”고만 했다.


총장 사퇴한 날 술판 벌인 조종사들… 전투기 기체결함도

공군은 이성용 전 참모총장이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한 4일, 제3훈련비행단 소속 학생조종사 12명이 음주회식을 한 비위행위도 적발했다. 공군 관계자는 “3훈비 감찰안전실은 학생조종사 12명이 단독비행 완수를 자축하려 술을 마신 것을 적발했다”며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과 학생조종사 생활예규 위반으로 처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훈비는 4월 지휘관과 간부 20여 명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축구를 해 논란이 된 부대이기도 하다.

이날 오후엔 20전비 소속 KF-16 전투기가 이륙 활주 중 기체 이상으로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부대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는 무사하며 공군 참모차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공군은 비상 대기전력을 제외한 전투기 운영 전 부대 비행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정승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