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달창", 주호영 "짖는 개"… 울컥한 나경원, 왜?

입력
2021.06.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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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 4차 토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거침없는 발언은 당대표 자리에 적절하지 않다." (나경원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은 과거에 '달창'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나." (이준석 전 최고위원)

8일 열린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 4차 토론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이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날 선 말을 주고받으며 정면 충돌했다. 전당대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후보자들 간 신경전이 최고조로 치닫는 모양새다.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뿐 아니라 주호영 의원과도 거친 공방 끝에 감정이 폭발한 듯 울먹이기도 했다.

이준석·나경원 서로 "막말 리스크 큰 후보"

나 전 의원은 이날 "이 전 최고위원의 거침없는 발언은 굉장히 사이다 발언이라, 많은 분이 환호하지만 당대표 자리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이러한 태도는 굉장한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견제구를 던졌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를 좀 고쳐야 한다"며 "이 전 최고위원의 본심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오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즉각 역공에 나섰다. 그는 "제게 막말 프레임을 씌우려고 하는데, 실제 원내대표를 할 때 국민에게 대놓고 '문빠' '달창'이라고 하신 분이 누구냐"고 되물었다. 나 전 의원이 2019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 재임 시절 막말 논란에 휘말렸던 전력을 소환한 것이다. 이 전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더 있다는 걸 인식하라"며 "(윤 전 총장 배제 주장 등은) 극우 유튜버가 하는 것이지 당대표 후보가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文정권 핍박 때 누가 날 보호해 주었나"

'원내대표 출신'이란 같은 이력을 가진 나 전 의원과 주 의원 간 설전도 이어졌다. 나 전 의원이 "주호영 후보는 원내대표를 맡는 동안 '문재인 정권과 싸우는 데 부족했다'는 지적을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의 대여투쟁력이 약하다는 비판이었다. 주 의원도 "저보고 전투력이 없다는데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며 "나 후보의 강경·아스팔트 보수는 옛날 보수를 연상시킨다"고 직격했다.

반론을 펴던 나 전 의원은 잠시 울먹이기도 했다. 그는 "보수를 하나로 만든 게 저와 황교안 전 대표의 리더십이었지만 강경 투쟁이 계속돼 피로감을 준 건 살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그 자리에 있을 때 책임을 다한 것이고,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으로부터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며 "제가 욕설을 당할 때 같이 보호해 주었냐"며 눈물을 보였다.

김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