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대기업 이직 10% 뿐… 이직자 중 32%는 되레 임금 줄었다

입력
2021.06.08 15:55

중소기업 이직자 10명 중 1명만 대기업으로의 이직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에서 다른 대기업으로 옮긴 경우도 10명 중 3명에 그쳐 ‘고용 이동 사다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일자리이동통계’에 따르면, 2018~2019년 사이 중소기업 이직자 292만4,000명 가운데 29만9,000명(10.2%)만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전체 이직자 중 중소기업 출신이 75.5%에 달할 정도로 직장 이동 시도는 많았지만, 중소기업 이직자의 대부분(82.7%)은 다시 중소기업으로 직장을 옮겨 대기업 이직이 바늘구멍 뚫는 것만큼 어렵다는 말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대기업을 떠나 대기업으로 이직한 직장인도 34.3%(14만8,000명)에 불과했다. 전년보다 1.2%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나머지 57.8%는 중소기업, 7.9%는 비영리기업으로 이직했다.

‘몸값’을 높이기 위해 이직한다는 통념과 달리 2018~2019년 임금근로 이직자 201만4,000명 중 31.7%는 직장을 옮긴 후 오히려 임금이 줄었다. 은퇴를 앞뒀거나 명예퇴직 대상인 50~59세 재직자 100명 중 35명이 이직한 뒤 급여가 감소해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임금을 더 많이 받게 된 이직자 중에선 30세 미만 비율(72.2%)이 선두에 서 확연한 대조를 보였다. 임금 상승‧하락 폭은 모두 25만 원 미만이 제일 높았다.

2019년 이직자가 전체 등록취업자(2,435만8,000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9%였고, 그 중에서 15~29세의 이직률(20.9%)이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15.2%), 30대(14.9%)가 뒤를 이었다. 이직자의 55.3%는 1년도 안 돼 직장을 옮겼고 취업 후 1~3년 사이에 이직한 비율도 31.2%로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30세 미만은 취업 후 안정된 일자리를 찾아가는 경향이 커 이직률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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