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논란이 된 '미안하고 고맙다'란 문구를 죽은 반려견에게도 사용해 빈축을 샀다. 누리꾼들은 죽은 반려견까지 논란에 이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너무 나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은 7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누워 있는 강아지 위에 흰 종이를 덮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실비 2012-2021. 나의 실비 우리 집에 많은 사랑을 가져다주었어. 실비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OOO OO OOOOO O OO OOO"라는 문구를 함께 올렸다. 강아지 옆에는 흰 국화꽃과 모니터 화면이 같이 있었는데, 죽은 반려견에게 장례를 치르는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SNS에선 죽은 반려견 추모 글에 장난스러운 밈(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글귀나 이미지)을 사용한 걸 두고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이에 "강아지 애도만 하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키우던 강아지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저 표현이 논란이 되니 이러는 것 같은데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러니 '오너 리스크'란 말이 나오는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정 부회장이 최근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올릴 때마다 사용한 표현이다. 가끔 미안하고 고맙다를 영어로 한 'Sorry and thank you'를 사용하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해당 표현을 되풀이해 SNS에서 화제가 됐고,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앞서 4일 인스타그램에 생선찜 사진을 올리며 'Good bye 붉은 #무늬바리 sorry and thank you'란 글을 올렸다. 이틀 뒤인 6일에는 랍스터 사진에 '오늘도 보내는 그들.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네. OOOO. OOO'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OOOO. OOO'가 미안하고 고맙다를 적은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또 볶음밥 사진을 올리면서도 '오늘은 #밥 볶는 날. 간이 좀 안 맞아. sorry, 맛나게 먹어줘서 thank you'라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표현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세월호 분향소 방명록에서 썼던 문구다. 당시에도 문 대통령의 방명록을 두고 아이들의 죽음에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부회장이 음식 사진에 올리며 해당 표현을 쓴 게 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
신세계그룹 측은 앞서 논란이 커지자 "'미안하고 고맙다'는 정 부회장이 음식 관련 게시물에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의도를 갖고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는 건 확대 해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