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너무 나갔나… 죽은 반려견에도 "미안하고 고맙다"

입력
2021.06.08 14:30
정치적 논란 번졌던 '미안하고 고맙다' 문구
죽은 반려견 추모 글에도 적어
누리꾼들 "선 넘었다, 반려견 사랑은 했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논란이 된 '미안하고 고맙다'란 문구를 죽은 반려견에게도 사용빈축을 샀다. 누리꾼들은 죽은 반려견까지 논란에 이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며 "너무 나간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정 부회장은 7일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누워 있는 강아지 위에 흰 종이를 덮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실비 2012-2021. 나의 실비 우리 집에 많은 사랑을 가져다주었어. 실비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OOO OO OOOOO O OO OOO"라는 문구를 함께 올렸다. 강아지 옆에는 흰 국화꽃과 모니터 화면이 같이 있었는데, 죽은 반려견에게 장례를 치르는 모습으로 보인다.

요리 사진에 거듭 '미안하고 고맙다'… 논란 키우는 정용진

그러나 각종 온라인 사이트와 SNS에선 죽은 반려견 추모 글에 장난스러운 밈(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글귀나 이미지)을 사용한 걸 두고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이에 "강아지 애도만 하지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본인이 키우던 강아지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 "저 표현이 논란이 되니 이러는 것 같은데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러니 '오너 리스크'란 말이 나오는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미안하고 고맙다'는 정 부회장이 최근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을 올릴 때마다 사용한 표현이다. 가끔 미안하고 고맙다를 영어로 한 'Sorry and thank you'를 사용하기도 한다. 정 부회장이 해당 표현을 되풀이해 SNS에서 화제가 됐고,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정 부회장은 앞서 4일 인스타그램에 생선찜 사진을 올리며 'Good bye 붉은 #무늬바리 sorry and thank you'란 글을 올렸다. 이틀 뒤인 6일에는 랍스터 사진에 '오늘도 보내는 그들.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네. OOOO. OOO'라고 적었다. 이를 두고 'OOOO. OOO'가 미안하고 고맙다를 적은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또 볶음밥 사진을 올리면서도 '오늘은 #밥 볶는 날. 간이 좀 안 맞아. sorry, 맛나게 먹어줘서 thank you'라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표현은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 세월호 분향소 방명록에서 썼던 문구다. 당시에도 문 대통령의 방명록을 두고 아이들의 죽음에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부회장이 음식 사진에 올리며 해당 표현을 쓴 게 문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정치적 논란으로 번졌다.

신세계그룹 측은 앞서 논란이 커지자 "'미안하고 고맙다'는 정 부회장이 음식 관련 게시물에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라며 "의도를 갖고 해당 표현을 사용했다는 건 확대 해석"이라고 설명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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