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 사회를 뒤덮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경제·산업 활동이 침체됨에 따라 2020년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이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2년 연속 감소한 건 통계를 집계한 이래 31년 만에 처음이다.
8일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은 6억4,860만 톤으로, 전년 잠정치 대비 7.3% 감소했다. 2019년 잠정치가 직전 연도 대비 3.9% 감소한 데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다.
우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지난해 석탄발전량이 13.6%나 줄었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12.2%가 늘었다. 거기에다 수송 부문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수요 급감과 전기·수소·하이브리드 등 저공해차 보급 확대 등으로 배출량이 지난해 전년 대비 54.1%나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이 각각 2%, 5% 감소했고, 전국 고속도로 교통량은 3% 하락했다. 저공해차도 2019년 583대에서 지난해 796대로 보급이 36% 늘었다.
산업 부문은 화학, 철강, 시멘트 생산량이 각각 7.5%, 2.5%, 8.9% 줄어든 게 배출량 감소로 이어졌다. 상업·공공 부문에서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도시가스 사용이 줄며 배출량이 전년 대비 9.9% 감소했다. 반면 가정 부문은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도시가스 소비량이 늘면서 전년 대비 0.3%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배출량과 인구당 온실가스 배출량도 감소했다. 지난해 GDP 10억 원당 배출량은 354톤으로, 온실가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았다. 1인당 배출량은 12.5톤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위축됐던 경제활동이 서서히 회복되면서 올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흥원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현재 산업 부문에서 경제활동 증가, 수송 부문에서 이동량 증가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만,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감소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