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지난 4월에도 흑자를 내면서, 12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통상 4월은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몰리면서 경상적자 가능성이 높은 달이지만, 올해는 3년 만에 '4월 경상적자'에서도 벗어났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19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해 4월(-33억 달러)과 비교해선 무려 52억1,000만 달러가 늘었다.
4월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2018년 4월(14억 9,000만 달러 흑자)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배당금 지급이라는 계절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운송 수입, 외국인 증권투자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4월 수출과 수입 모두 큰 폭으로 늘었지만, 수출이 더 크게 증가하며 상품수지는 45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7억 달러 흑자)과 비교하면 수출이 46.9%, 수입이 36.7% 늘면서 흑자폭이 38억5,000만 달러 늘었다.
한은은 "승용차와 화공품, 반도체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석유·철강 제품 수출 회복으로 수출이 6개월 연속 증가했다"며 "수입도 원자재가격 상승, 내구재 소비 확대 등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5억 달러 적자에서 소폭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8억1,000만 달러로 10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운송수지가 가장 큰 역할을 했는데, 실제로 4월 선박 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년 전에 비해 232.4%나 뛰어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성호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 중 국내 선사가 취급하는 비중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며 "글로벌 물동량이 많아지고 가격이 오르면서 운송수입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결산법인이 4월 배당금 지급을 하면서 본원소득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 배당 규모가 지난해 8조1,000억 원에서 올해 14조1,000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4월 외국인의 국내 증시투자가 크게 늘면서 해외 송금액은 크지 않았다. 이 부장은 "외국인 배당 규모가 7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 송금은 21% 증가에 그쳤다"며 "외국인 주식투자가 1년 새 40억 달러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 증가로 4월 금융계정은 15억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증권투자가 12억9,000만 달러 적자였는데, 이는 외국인 주식투자가 지난해 -31억 4,000만 달러에서 올해 7억6,000만 달러로 흑자 전환한 이유가 컸다.
5월 경상수지도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호조세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는 덕분이다. 이 부장은 "통관 기준으로 5월 수출은 45.6% 증가했는데, 이는 4월에 비해 증가 폭이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